Search Results for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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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8 희망제작소 제 2막, 서민 어려움 살피는 곳간처럼... by 비올
  2. 2009/06/04 이분법을 넘어, 교집합에 리듬을! by 비올
  3. 2009/05/14 모금이 세상을 바꾼다! (Funding for social change!) by 비올
  4. 2009/04/23 희망제작소에 파견된 완주군청 강평석 공무원의 희망사항 by 비올
  5. 2009/04/09 [김어준 인터뷰1] 시민단체, '죄의식 마케팅'을 넘어서라! by 비올
  6. 2009/03/28 희망제작소 3주년을 축하해! by 비올
  7. 2009/03/12 다시 봄, 희망제작소 창립 3주년 후원의 밤. "...그래도 나는 희망한다!" by 비올
  8. 2009/02/24 21세기 한국, ‘조류외교’와 ‘까치외교’를 지향하자 by MAKEHOPE
  9. 2009/02/20 로리타의 사랑법 by MAKEHOPE
  10. 2009/02/20 오바마는 ‘그린’으로 간다 by MAKEHOPE
  11. 2009/02/18 잊혀진 사할린 한인의 희망을 찾아서 by MAKEHOPE
  12. 2009/02/18 발트해에서 불행한 나라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통곡하다 by MAKEHOPE
  13. 2009/02/18 인생 황금기 by MAKEHOPE
  14. 2009/02/18 그 사람을 가졌는가 by MAKEHOPE
  15. 2009/02/18 김정일 이명박 오바마 by MAKEHOPE
  16. 2009/02/18 [박원순의 희망메시지] 후원회원 모집을 시작하며 by MAKEHOPE
  17. 2009/02/03 한국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은 있는가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초청 신년특별강연 by MAKEHOPE
  18. 2009/02/03 메트로-희망제작소의 희망 아이디어 GO! GO! 캠페인 35 - 신용카드 결제 시, 당월 총 결제금액도 공지를 by MAKEHOPE (1)
  19. 2009/01/30 핀란드는 과외 없이 잘하는데 by MAKEHOPE
  20. 2009/01/30 호모루덴스적 삶을 살자 - [행복설계포럼] 유지나의 '시네토크' 현장 by MAKEHOPE
지난 5월 안국동 시대를 마감하고 평창동으로 자리를 옮긴 희망제작소가 어제(6/4) 집들이를 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이번 집들이에는 평창동 주민들과 오랜 은인(恩人)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서 찾아와 격려와 축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집들이 행사는 끝이 났지만, 찾아와 준 손님들이 전하는 격려와 축하의 한 마디, 응원을 뜻을 담은 힘찬 악수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마음과 기억에 남게 될 것입니다. 집들이를 찾아준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집들이 떡커팅 (좌측부터 박원순상임이사, 최상룡고문, 김창국이사장, 문승국고문, 임정엽군수)

평창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희망제작소는 지난 6월 4일 집들이를 하였다. 이날 집들이 주요행사는 희망제작소 4층에 위치한 70명 규모 교육장인 <희망모울>에서 진행되었는데, 200명이 넘는 손님이 찾아 준 바람에 희망모울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풍물굿패 ‘신바람’의 흥겨운 길놀이와 함께 시작된 희망제작소의 집들이에서 김창국 이사장은 조선시대 대동법의 시행 관청이었던 선해청 산하의 창고 평창(平倉)에서 유래된 평창동의 지명을 언급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살핀다는 뜻에서 희망제작소의 취지와 잘 맞는 보금자리라고 풀이하고, 희망제작소의 평창동 시대를 응원했다.

이어서 박원순 상임이사는 희망제작소 기업과 정부와의 사업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희망제작소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런 시기일수록 일반시민들의 지지와 후원이 더욱 큰 힘이 된다고 말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단단하고 건강한 체질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로 감사인사를 대신했다.

집들이 손님을 대표해서 희망제작소의 이웃사촌 안재홍 의원(종로구)과 먼 곳에서 찾아온 희망제작소의 친구 임정엽 군수(완주군)가 축하인사와 건배사를 해 주었다.

집들이의 사전행사로 마련된 <평창동 주민자치위원과의 만남>에서는 정철호 동장을 비롯한 주민자치위원들이 참여하여 평창동의 새로운 이웃 희망제작소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고, 참석한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평창동 마을만들기를 위한 희망제작소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풍물굿패 '신바람'의 공연을 보고있는 손님들.

집들이의 하이라이트, 이야기가 있는 경매

이번 희망제작소 집들이의 하이라이트는 이현수 연구원이 사회를 맡은<이야기가 있는 경매>였다. 이번 경매는 희망제작소를 대표하는 4인(김창국,박원순, 최상룡, 유시주)이 기증한 애장품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경매의 수익금은 전액 희망제작소의 후원기금으로 기부되었다.

이번 경매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물질가치에 대한 투자가 아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가치”에 대한 투자,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전체의 이익을 위한 투자를 유도한 새로운 개념의 경매였다는 점이다. 이번 경매에서 경매품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 자신의 것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진 우정의 징표가 되었다. 이번 경매에서는 경매에 물건을 기증한 사람들의 마음과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물건의 시장가치 보다 훨씬 더 높은 경매가를 기록했다. 경매에 참가한 한 손님은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좀 더 높은 경매가를 부를 수 있었는데, 살림이 여의치 못해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경매에서는 최상용 고문이 기증한 일본 자수작품과 박원순 상임이사의 하루를 마음대로 계획할 수 있는 “원순씨 24시간 자유이용권” 이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경매물건을 설명하고 있는 박원순 상임이사.

희망제작소의 지난 3년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의 각오를 담은 10분짜리 동영상 <희망제작소 제2의 창립>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집들이 행사는 모두 마무리 되었다. 3년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과 교육’이라는 보다 분명해진 목표를 향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게 될 희망제작소의 평창동 시대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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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올

2009/06/08 09:57 2009/06/08 09:57

이분법을 넘어, 교집합에 리듬을!

제2기 좋은시장학교 수료식

희망제작소는 21세기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끌며 지방자치와 지역의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미래의 지역리더를 위한 <좋은시장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 시장, 군수, 구청장, 혹은 지방의회 의원, 보좌진 등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제2기 좋은시장학교>는 ‘지피지기 캠프’를 신설하여 선거 대비 집중과정도 실시하였으며, 지난 5월29일에는 3개월 과정을 마무리하는 수료식을 가졌습니다.


2기 좋은시장학교 수료생.

제2기 좋은시장학교 18명 수료

지난 2월 27일 19명이 입학하여 매주 금요일에 진행된 제2기 좋은시장학교는 기본강의와 현장 스터디 투어, 선거전략 집중 과정인 지피지기 캠프, 지역 청사진 발표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높은 참석률을 보인 가운데 이 날 총 18명이 수료하였다. 특히 지난 5월1일~2일, 1박 2일 동안 진행된 지피지기 캠프는 지난 해 교육과정을 마친 1기 좋은시장학교 동문과 외부인들도 참석하여 뜨거운 열기와 호응 속에 진행되었다.

수료생과 가족,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수료식은 90일간의 교육과정과 활동을 담은 동영상 슬라이드쇼로 그 문을 열었다. 동영상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타임캡슐-1년 후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순서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보낼지, 그리고 어떠한 각오로 선거에 임할지에 대해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다짐과 약속을 편지로 쓰는 시간을 가졌다. 본인이 직접 봉투에 넣어 봉한 이 편지는 1년 후 희망제작소에서 수료생에게 우송해 줌으로써 선거 직전에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수료식사를 하고 있는 김광웅 좋은시장학교장.
수료증 수여에 이어 각종 상을 수여하는 시간에는 수상자들에게 뜨거운 축하의 박수가 이어지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한 강좌도 거르지 않고 전 과정을 참여한 수료생들은 “한번도 빠지지 않은 열심상”(4명)을, 안타깝게도 한 강좌를 놓친 수강자들은 “딱 한번 빠진 아차상”(3명)을 수상했다. 특히 1기에 이어 이번 2기 좋은시장학교에도 전국 곳곳에서 참석한 수강자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광양, 김해, 창녕 등 가장 멀리에서 등교한 3명은 “불원천리(不遠千里)”상을 받았다.

수상을 한 수료생들은 “이번 과정을 통해 과거에 선거를 치르면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찾아낼 수 있었고 앞으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겠다”, “지도자의 덕목 중에서 나를 버리고 나를 희생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하게 됐다”, "내년 선거에 최선을 다해 뛰겠지만 시장이 되면 배움을 잘 실천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리더로서 지역의 풀뿌리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살겠다”는 소감과 다짐을 밝혔다.

이어 정종복 2기 동문회 회장은 답사를 통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열정은 있었지만 그동안 남의 흉내만 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실제 사례와 값진 현장경험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희망제작소가 앞으로도 더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희망을 만드는 파수꾼을 많이 배출해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분법을 넘어, 교집합에 리듬을


이날 김광웅 좋은시장학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은 수료식사에서 “우리사회는 나와 타인, 즉 여야를 가르는 이분법으로 균열과 파열, 불신과 지배, 응징과 궤멸같은 불치병을 낳고 있다”며 “자기 중심적인 이분법을 넘어 관계맺기를 중시하고, 둘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만나는 교집합의 영역을 넓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도움과 경쟁의 리듬을 타야한다”고 말했다.


좋은 시장 십게명을 낭독하고, 타임캡슐에 넣을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좋은 시장이 되기 위한 열 가지 약속, 십계명 낭독

이번 수료식은 박원순 상임이사가 제시한 “좋은 시장이 되기 위한 십계명”을 낭독하고 여기에 서명을 함으로써 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서명서를 수료증과 액자에 넣는 의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좋은시장학교는 지난 해부터 민선 자치시대에 걸맞는 도덕성, 참여와 통합 중심의 리더십, 그리고 상상력과 기획력을 갖춘 공공리더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모토로 출발하였다. 새로운 비전과 대안으로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좋은시장학교는 올 하반기에 한층 더 성장한 새로운 모습으로 미래의 지역리더를 만날 예정이다.
(문의 02-2031-2114)


● 좋은 시장이 되기 위한 십계명

1. 청렴하면 탈이 없다. 돈 보기를 돌같이 하라.
2. 사람이 일을 한다. 천하의 인재를 모아라
3. 시장이 공부하는 만큼 지역은 발전한다
4. 잘 설계된 시정 밑그림 10년을 좌우한다
5. 선택과 집중 리더십의 핵심이다.
6. 창조적 대안 없이 지역의 미래는 없다.
7. 허리를 굽혀라.
8.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는 시정의 동반자이다.
9. 주민참여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다.
10.재선 생각을 버리면 그 너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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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올

2009/06/04 17:19 2009/06/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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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기부문화를 바꿔내자는 야심찬 기획인 모금전문가학교가 개교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모금전문교육'을 표방하는 모금전문가학교는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 중앙일보시민사회환경연구소 공동주최로 10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어젠다와 시민들의 사회창안 방법론으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디자인하고자 하는 민간싱크탱크 희망제작소와 한국의 기부문화를 이끌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은 모금전문가교육으로 지속가능한 비영리단체를 꿈꿉니다. 복지단체,학교, 의료단체 등 전국 각 기관에서 모인 40여명은 소속 단체의 미래를 짊어진다는 각오와 의기로 개교식에 참석했습니다. 한국 최초 모금전문가학교의 개교식 모습을 전합니다.



모금전문교육으로 비영리단체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금전문가 양성으로 새로운 기부의 세상을!




무조건 요청하라! (Please ask!)

미국의 지역 문화 활동가들과 단체들을 위한 자금 확보와 활용에 관해 많은 강연과 컨설팅을 해온 전세계적인 모금전문가 킴 클라인은 '요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기부자들에게 1년에 한번씩 기부금을 2배로 증액해달라는 요청을 하라고 컨설팅한다. "모금에는 대기중이라는 것이 없다. 성장하지 않는 조직은 줄어든다. 기부자들에게 더 많은 기부금을 요구하지 못하는 단체는 사업이 활발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기부자들에게 증액을 요청하면 "갑자기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 이유가 뭐요?" "좋은 일이네요. 그렇잖아도 기부금 더 내라는 소리가 없어서 일이 제대로 되고 있는 건가 궁금했습니다"라는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5월 9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한국의 모금전문가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40여명의 수강생들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도 "Please ask!"였다. 그리고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가 얻은 모금성공의 경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구체화시켜주는 사례로 제시되었다.


한국최초의 모금전문가학교에 각 기관을 대표하는 40여명의 예비펀드레이저들이 모였다.

서울 경기,대구,군산 등 각지에서 모인 40여명의 수강생들을 대표해 이번 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서울아산병원의 나도선 교수는 모금전문가학교가 우리사회 기부문화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가장 연장자인 60세이지만 20년은 더 사회에 기여하는 현역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개교식은 강연과 실습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1박 2일 동안 진행되었다.

이번 모금전문가학교의 주관단체인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는 "세상의 공의를 위한 구걸의 삶"이라는 '자전적 강연'을 이렇게 시작했다. "여러분 잘못 오셨습니다. 비싼 수업료 내고, 저는 숙제검사 꼬박꼬박 할 거고요, 용서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기부문화를 바꾼다는 사명감을 갖고 임해줄 것을 부탁하는 당부의 말을 특유의 화법으로 전한 것이다. "여러분을 통해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기부문화확대 -> 사회통합적 효과 -> 세상 변화




아름다운재단, 3억에서 출발해 135억 모으기까지

"아름다운재단은 돈을 모아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단체를 살리는 이런 재단들이 전국에 수천, 수만 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원순 상임이사는 아름다운재단을 만들 때 종잣돈(seed money)이 된 3억의 모금스토리를 소개하며 모금을 요청하는 행동 하나, 용기 한번이 얼마나 큰 기회가 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강조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겠다는 젊은 변호사들이 있었어요. 간사 월급이 70,80 정도인데 그래도 그것보다는 더, 한 200만원쯤은 드려야겠다 싶어서 홈페이지에 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착한 변호사들에게 월급을 주세요, 하고요.

그랬더니 미국에서 한 분이 무슨 말이냐며 메일을 보냈어요. 그리고 한국에 있는 아버지를 통해 5천만원을 보냈고, 나중에 한국에 들어와서는 5억을 기부했습니다. 그래서 그 중 3억을 빌려서 아름다운재단의 종자돈으로 썼던 거에요. 물론 나중에 갚았죠."

박 상임이사는 후원과 기부를 받기 위해서는 본래의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시 참여연대에서 반부패운동, 국민생활최저선운동, 소액주주운동, 낙선운동해서 법안 상정한 것만 70개가 넘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확 뜨는 시점이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3년 동안 확보한 회원이 700여명이었는데 이런 본래의 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 순간 1만명이 되었어요."

아름다운재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부자들은 자기가 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권리가 있어요. 회원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무실 투어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부자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서 기자들이 저기에 가면, 감동적인 기부의 모든 스토리가 있다고 찾아오게 만들어야 해요.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지만 더 분발해야 합니다."




용감하게 이명박 대통령한테도 찾아가라!

박 상임이사는 "저는 하늘에서 눈처럼 돈이 내려온다고 생각해요"라며 재단에서 일하던 시절의 일화를 통해 용감함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하실 때, 월급을 안 받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래서 다음날 찾아갔습니다. 청소부 아주머니들이 1년이면 10분이 돌아가십니다. 그래서 '등불기부'라고 이름을 붙여서 청소부 아주머니들을 위해 이명박 시장의 월급 2억 6천만원을 기부받았습니다. 지금도 안 받으실걸요. 당장 찾아가세요.

여러분, 자선과 공익은 모금의 두 날개입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간절하게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열정을 갖고 영역을 계속 찾으십시오."

이밖에도 박원순 상임이사의 모금강의는 68세대가 만든 사회운동재단이나 공익소송 진행하는 포드재단, 트라이앵글 커뮤니티재단 등 외국의 풍부한 사례와 운영 메커니즘을 예시하며 수강생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 모금의 10계명

1. Please ask! - 준비된 기부자들이 의외로 많다
2. 거절은 병가지 상사 - 상처받지 말라
3. 이미 기부한 사람들을 중히 여겨라 - 기부해본 사람이 또 한다
4. 기부 이후 프로그램 공유
5. 기부한 사람이 보람 느끼게 좋은 프로그램과 제안서를 만들어라
6.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또 투명하라
7. 기부와 모금도 창의적으로
8. 일회적 기부보다 지속적 기부를 유도하라
9. 먼 미래를 보고 대하라
10. 스스로 그 귀한 돈을 잘 쓰고 있는지 묻고 또 물으라



한국은 아직 기부문화나 재단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다. 또 시스템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이성적 기부보다는 옆에 있는 '불쌍한 사람'을 돕는 감성적 기부가 더 힘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기부와 모금문화가 척박한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모금전문가학교가 더욱 의미를 가질 것이다.

모금전문가학교는 강연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세무관련 교수와 변호사, 한국의 대표적인 공익단체의 모금 전문가, 홍보담당자들의 지혜과 노하우를 나누는 강연은 기본이다. 희망제작소는 모금전문가학교 1기생들이 수료한 후에, 또 하나의 '한국 최초'의 타이틀을 단 '모금가협회'나 '모금전문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앞으로 10주간 모금전문가학교에 입학한 수강생들은 조별 모둠을 중심으로 모금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실습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종강은 7월 25일이다.




 
  ☞ 관련자료 다운받기 - 모금전문가학교 1기 교육일정.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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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4 11:01 2009/05/14 11:01


편집자주 행복설계아카데미는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들이 비영리단체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소개하는 교육프로그램입니다. 교육을 마친후, 9기 아카데미 교육에 함께하셨던 완주군청
강평석(희망제작소 파견공무원)님께서 짧은 '희망사항'을 보내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북 완주군청에서 희망제작소로 파견 온 강평석입니다.

제9기 행복설계아카데미 넘버 투(교육번호 2번)이기도 하고요.

행복설계아카데미 대상자가 40세-60세 퇴직자(또는 퇴직예정자)이며,
제가 아직은 40대 후반이고, 공직생활이 10년 정도는 더 남아 있기에
처음에는 행복설계아카데미에 청강생으로 참여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9기 행복설계 아카데미 일원으로 교육에 참여하게 된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제작소 4층 원순씨의 방. 행복설계아카데미 투어 중.
이번 행복설계아카데미 과정을 통해 인생의
후반부에 대한 목표설정과 남은 공직생활에 대한
방향이 좀 더 뚜렷해 진 것 같아 ‘희망과 행복설계
보장 보험’에 가입한 기분입니다.

더욱이 재미로 똘똘 뭉친 41명의 동기들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이번 선택은 너무나 잘한 것
같습니다.

새삼 느끼지만 교육은 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해 주고 언제나 신선한 자극을 주는 데
인색함이 없습니다.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을 받을수록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4월 13일(월) 오전엔 'NPO 임자가 따로 있나? - NPO 창업론'이라는 주제로
원순씨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완주에서, 그리고 이곳 희망제작소에서 원순씨의 강의를 여러 번 들어보았지만
강의를 들을 때마다 항상 새롭고 신선함을 느낍니다.

저토록 많은 지식과 자료들이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의구심은
강의가 끝난 뒤 희망제작소 4층에 있는 원순씨의 방을 방문한 뒤에 해소되었습니다..

그 곳엔 수없이 많은 자료와 아이디어들이 정리되어 있는 파일 덩어리들과
멋진 모습을 만들어내는 큼지막한 스캐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순씨 방의 자료철과 스캐너.


저는 희망합니다.

파일 속에 있는 수많은 자료와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되어 지역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되고, 많은 시민들에게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어느덧 이곳 희망제작소에 온지도 4개월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여러 분야의 교육도 받아보았고, 전문 세미나와 포럼에도 참여해 보았고, 유명강사의 강연도 들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완주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눈에 쏙 들어오는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더 많이 생겨났고,
가고 싶은 곳은 더 많이 늘어났고,
읽어야 할 책도 더 많아졌으며,
이웃과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도 알게 되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많이 찾아가고, 꼼꼼히 책도 읽고,
나눔과 봉사를 통한 작지만 큰 실천도 해 볼 생각입니다.

아직 희망제작소 파견 기간이 8개월 더 남아있고,
우리 지역 완주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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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올

2009/04/23 16:17 2009/04/23 16:17

희망제작소 뉴스레터 100호 특집 릴레이 인터뷰 (1-1)
"2009년 한국사회, 희망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희망제작소는 우리사회 희망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이런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발랄하고 전복적인 상상력으로, 자본경쟁에 지친 우리의 사고를 한 뼘 더 넓혀줄 수 있는 사람들, 의미 있는 실험을 계속하는 사람들. 그 연속 인터뷰의 첫 타자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입니다. 또 한번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김 총수를 4월 6일, 생명이 본격적으로 움트기 시작하는 봄날, 인사동에서 만났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두 번에 나누어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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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관광객과 직장인으로 북적대는 인사동 입구, 점심시간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그는, 인사를 건네자 멀뚱 쳐다봤다. '내 앞에 서 있는 얘는 뭔가', 자신을 둘러싼 현실세계를 파악하는 듯 동공은 고정됐고, 아무말 없이 2~3초가 흘렀다. "식사하러 가시죠~"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섞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은 미사일을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 고 말한 건 자연보호, 나무심기 뭐 딱 그런 수준인 거다. 흐흐"
초면이지만 스스럼 없이 얘기를 시작하면서 서로의 상태와 신상에 대한 약간씩의 정보를 주고 받았다. 아, 그냥 속사포일 줄 알았는데, 상대에게 템포를 맞춰준다. 딴지 총수 김어준씨는 생각만큼 거침없이 '동물적'이고, 생각보다는 훨씬 '공손한' 사람이었다. 그는 '시건방'진 이미지를 추구하기에 공손이라는 체제순응적인 듯한 인상을 주는 표현은 싫어하겠지만 말이다. 밤을 새우고 나왔으면서도 성의있게 인터뷰에 응해준 그에게 감사를 표하며, 일문일답을 옮겨본다.


#1. 진화생물학과 이명박

정송정아(이하 정송) : 다들 어렵고 힘들 때여서, 희망은 어떻게 가능할까,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희망으로 사나 싶어서 만나자 했다. 희망은 어떻게 가능한가. 좀 질문이 어렵나.
김어준(이하 김) : 하하하. 어렵다. 알면 다 했겠지….

정송 : 사람들이 그런다. 요새 사는 게 영 재미가 없다고. 요새 무슨 재미로 사나.
: 사적인 관심사는 우선, 최근 1~2년간 꽂힌 분야가 동물이야기다. 어느 순간부터 내 속에 동물의 일부가 있는 게 아니고, 내가 동물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요새는 우리 친척들은 어떻게 사나(웃음) 궁금해서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갔다. 근데 침팬지 연구한 제인 구달, 고릴라 연구한 다이안 포시, 오랑우탄 연구한 비루테 갈디카스 등 그 분야를 연구해 결정적인 사실을 밝혀낸 사람들이 다 여자다. 유인원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 결정적인 증거를 밝혀냈다. 도구를 사용한다든가, 전쟁을 한다든가, 영아살해를 한다든가.

정송 : 그거랑 무슨 상관성이 있나?
: 있지. 남자들은 통제된 환경에서 하는 실험데이터를 중시했다. 통제하고 실험하는 거지. 그래서 여자들을 비난했다. 동물 안에 들어가서 사는 건, 과학적 객관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동물애호가에 불과한 거라고. 그런데 실제로 결과를 낸 건 여자들이다. 여자들이 남자들과 달랐던 건, 동물들한테 감정이입하고 통제를 그만둔 것이다. 동물이 자기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렸다. 여자여서 가능했던 것이다.

정송 : 그래서 종국의 관심은 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건가.
: 아니. 그런 생각하다보면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점점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건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이명박을 보다보면 정치는 여자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웃음). 결국 이명박이 수컷처럼 하는 거거든. 통제하고, 국민들한테 감정이입할 줄 모르고. 사람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사회생물학인데, 이게 참 흥미롭다.


식사를 한 후, 경인미술관 뜰에서 본격적인 인터뷰를 한 시간 남짓 진행했다. 김어준 딴지 총수. (사진: 김경환)
#2. 모바일딴지 왜 해? 재밌잖아!

정송 : 그 연구 말고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게 있나?
: <딴지일보>다. 사실, 딴지일보 역할은 끝난 줄 알았다. 시대가 바뀌었고, 설혹 보수정권이 된다 하더라도, 전두환 박정희 시절로 돌아가겠냐는 판단도 있긴 있었다. 근데 아니더라고. 그렇게 돌아갈 수도 있더라고(웃음). 역할이 끝난 게 아니라면 이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모바일 딴지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있다. 목표로는 7~8월 사이 런칭하는 거다. 모바일 베이스 미디어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정송 : 다른 인터뷰를 보니 실시간 동영상 기사가 올라오는 것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참여, 공유, 개방정신, 소위 웹2.0 정신으로 아주 많은 양의 실시간 기사를 받는다고 할 때, 콘텐츠 질을 어떻게 유지할 건가. 위키 방식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오류가 있어도 집단지성으로 금방 수정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표본집단이 굉장히 크거나 초기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많이 모일 때나 가능하지 않을까.
: 그런 마케팅 단계가 필요하겠지. 근데 미디어가 탄생, 성장하는 과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게 모바일이라 더 어렵다고 생각지 않는다. 딴지일보는 운이 좋았다. 시대에 맞아 떨어졌고, 당시의 요구와 욕망에 맞아떨어졌다. 모바일도 시대적, 정치적, 기술적 요구를 갖추고 있다. 인터넷에 있던 걸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에 특화된, 여기서만 가능한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거다. 유튜브는 미디어가 아니라 동영상 DB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이 만들어낸 뉴스다. 뉴스의 정의도 좀 달라질 거다.


정송 : 좀더 설명이 필요하다.
: 훈련된, 수준 있는 콘텐츠가 있을까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예를 들면, 개똥녀 같은 게 과거 뉴스에 관점에서는 뉴스가 아니다. 그냥 30초짜리 동영상이다. 지하철에서 똥치우지 않고 여자가 내린 게 전부다. 9시 뉴스에 실릴 수가 없지.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9시 뉴스를 능가하는 반응을 얻어 실제 뉴스처럼 유통됐다. 그러니까 뉴스의 속성이 완전히 다른 거다. 그런 게 모이면 뉴스의 롱테일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 걸 만들어볼 예정이다. 안 되면 할 수 없고(웃음).

정송 : 이번에 오프라인으로 호외 낸 걸 봤다. 모바일 딴지를 상상해보자면, 발설하고 배설하고 풍자하는 컨셉이 있었는데 모바일에서 그런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아, 우리만의 컨셉을 어떻게 만들 거냐고? 우리가 작은 뉴스를 모아서 9시 뉴스를 만들 거다. 개별의 뉴스는 그 뉴스대로 지역별, 시간대별로 있겠지만, 우리가 그걸 모아서 오늘의 뉴스를 만들 거다. 하루 한 번이든, 오전, 오후든. 우리 뉴스를 할 거다. 그리고 텍스트 딴지일보도 유지될 것이다.

정송 : 콘텐츠 생산하는 미디어는 수익성 면에서는 늘 고민이지 않나.
: 그게 텍스트 베이스 미디어에서는 어려웠다. 특히 우리는…. 오마이뉴스는 점잖지 않나. 우리는 욕도 막 하거든. 광고를 안 줘(웃음). 근데 유튜브나 아프리카에서 이미 입증한 수익모델이 있다. 때로는 마침 사건 현장에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기자보다 사고현장에 빨리 가는 게 아니라 우연히 거기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양의 동영상이 쌓일 텐데, 그 영상물을 판매할 루트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발한 기술이 있을 것이고 그걸 팔아먹을 생각도 있다.

정송 : 끊임없이 미디어를 시도하는 이유는 뭔가?
: 재밌잖아!(웃음). 사실 최근 몇 년은 별로 재미없었다. 근데 이명박이 나와서 다시 재밌어졌다(웃음).
정송 : 다행이다.
: 씨바, 하고 싶은 얘기가 막 생긴다(웃음).


#3. 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딴지일보>를 상상해본다

정송 : 딴지일보의 표현이 마초적이라는 비판이 많았고, 디씨인사이드나 딴지일보 특유의 정서가 있는데, 전복적 의도로 쓰이는 표현 중 여성을 인용하는 언사들이 여성들을 밀어낸다. 여성 수용적이지 못한 언어에 대한 고민은 없는가.
: 여성단체들이 포르노에 대해 기겁한다. 남성의 판타지를 영상으로 여성을 상품화. 대상화한 것이고. 다 맞는 얘기다. 그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애초에 영국에서 처음 검열이란 것이 나올 때 논리랑 비슷하다. 검열이란 건, 우리는 괜찮은데 국민들이 이걸 보면 충격을 받고. 그걸 보고 판단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근데 포르노가 남성중심적인 것은 맞는데, 그럼 여성중심의 포르노를 만들어서 여성들도 즐기자고 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정송 : 그래서 여성을 위한 포르노를 만드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까뜨린느 브레야 같은 영화감독 등. 사실, 그 잣대를 집행하는 자들이 지배자들이고, 그 잣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반정부 단체를 억압하기 위해 더 잘 활용된다는 건 맞는 얘기다. 타인의 판단력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현실에서 입증되는 효과들이 있다. 광고의 메커니즘도 반복해서 각인시킴으로써 물건을 파는 것이고, 범죄도 그렇다.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전이다’ 라는 표어가 100% 확률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입증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 권력의 문제인데, 여성이 불리한 것이 맞다. 수천 년간 가부장 사회였기 때문에 여성들 입장에서 방어적으로 나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성에 있어서. 남자의 피해는 뺨 맞는 정도라면, 여성 임신. 1년 이상 연애시장에서 퇴출되고, 아이양육까지 10년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상대를 조심스럽게 간을 보고 검증하려고 노력하고 방어적으로 나오는 건 당연하다. 힘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거지. 당연하고 이해는 가는데, 적어도 담론의 영역에서는 포르노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여성포르노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게 옳은 게 아니냐 이거다. 현실적 한계가 이러하니 포르노를 다 없애자? 아니면 포르노를 순화시키자? 그건 아니잖아.


화창한 날씨와 김어준과 정송정아. (사진: 김경환)

정송 : 딴지와 관련해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공적인 영역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매체가 한 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인데, 패러디를 하더라도 여성친화적인 언어를 만들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가.
: 딴지의 기자들이 대부분 남자들이라서 그런 것도 있다(웃음). 그 사람들의 생물학적 한계와, 남성으로서의 한계를 다 극복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일인 거다. 이거는 여성 총수가 나와서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닌가?(웃음) 딴지일보에게 모든 걸 요구해선 안 된다는 거지. 딴지일보는 그냥 일개 작은 매체, 자기역할, 얘네가 완전무결, 보편타당, 공평무사하게 중립적이고 진공과 같은 상태에서 정의롭길 기대하면 안된단 이야기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어딨어, 세상에? 그게 필요하면 지가 그걸 만들어야 되는 거야.

정송 : 그럼, 딴지는 해당사항이 없고, 하지만 대통령은 보편타당한 의무를 행할 의무가 있는 건가?
: 아니다. 딴지에게 그런 걸 요구하는 건 기대가 있기 때문. 그 기대는 고마워. 근데 기대가 고맙다고 해서, 부당한 걸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거야. 예전에 욕먹던 거, 욕 너무 많고 가볍고 천박하고 대안이 없고 등등등. x나게 많이 들었어. 근데, 그건 마치 양반전 보고 “넌 왜 그렇게 진지하지 않냐”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역할이 다른 거지. 딴지일보는 왜 동학혁명과 같이 실천력이 없냐고 하면 잘못된 거다. 우리는 가볍게 팔랑팔랑거리고, 모두가 모든 일에 관심 가질 수 없는 세상에서, 적어도 이 정도는 관심을 기울여줘야 돼, 하고 광대짓 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딴지일보의 역할이었다. 당신이 아쉬우면 당신이 그거 해(웃음).


#4. 시민단체, '죄의식 마케팅'을 넘어

정송 : 희망제작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에 출간한 <건투를 빈다>를 보면, 사람들이 ‘꿈’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서 변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희망도 굉장히 추상적인 단어다. 희망제작소가 생긴 지 이제 3년이 되었다.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일부에 참여하거나 구경한 적 밖에 없어서, 일반론밖에 말할 수 없다. 희망제작소와 이전의 시민단체는 다르다. 시민단체의 속성을 가졌을지언정 기본은 정책을 팔아먹는 기업이다. 시민단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죄의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죄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건 종교의 영역이다. 종교는 그런 마케팅을 해도 되는 게, 보상이 크잖아. 항구적인 영혼의 구원.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믿는 사람에게. 그런데 시민단체나 운동이 제시하는 세상으로 인한 보상은 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내가 사는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는 논리에 동의해도. 그런 가운데서 죄의식만 요구하는 부분이 너무 크니까 다가가기 싫은 거다. 그냥 나 좀 죄짓더라도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기부하면 되지, 하는 정도에서 끝나지. 희망제작소가 실제 그렇게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으나(웃음), 애초에 기획의 원리와 정신은 그게 아니었다는 거, 긍정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판매하고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정신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게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큰 점수를 줬다. 3년 동안 잘 했는지 안 했는지 난 알 바 아니지(웃음).

정송 : 시민사회가 그런 면에서 고민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 월드컵 때 축구붐이 금방 꺼진 거랑 비슷한 거다. 월드컵 끝나고 즉시 일어난 운동이 서포터즈 되기다. 축구가 큰 즐거움을 줬는데, 너는 이제 운동장 가서 보상해줘야 한다는 거였다. 축구장에 안 가면 죄인이 되는 분위기지. 그래서 축구붐이 금방 죽었잖아. 정작 해야 할 일은 카메라 수를 늘리는 거였다. 근육질의 남자들이 땀 뻘뻘 흘리면서 엉키고 자빠지니까, 아줌마들이 뿅 가거든. 섹시해서. 욕망이 자극되는 거지. 죄책감 마케팅의 한계는 월드컵처럼 거대한 에너지도 단시간 내에 죽일 만큼 나쁜 거다, 한 마디로(웃음).

정송 : 왜 그랬다고 보나?
: 그게 우리한테 익숙한 거다. 아주, 오래전부터. 개인이 탄생한 근대를 겪지 못하다보니까. 자율적 개인에 대한 개념이 없고 훈육, 계몽, 다그치는 것밖에 지금도 없잖나? 그 방법밖에 모르니까 상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해서 죄인을 만드는 거거든. 왜냐? 간단하니까. 즉각적이고. 그런 면들이 시민단체를 보면서 느끼는 답답함과 불편함의 정체 중 하나였다.



☞ 이어지는 글 <[김어준 인터뷰2] 사이코패스정부를 상대하는 유쾌한 방법>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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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올

2009/04/09 06:20 2009/04/09 06:20

희망제작소 3주년을 축하해!

400여 명이 함께 "...그래도 나는 희망한다" 외친 희망제작소 3주년 후원의 밤
3월 24일(화), 희망제작소 3주년 후원의 밤, "...그래도 나는 희망한다"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006년 3월 27일 '21세기 실학운동'을 표방하며 창립한 시민사회 기반의 민간독립연구소입니다. 3년 전 창립기념식을 열었던 공간에서 3주년 기념 후원의 밤을 다시 여는 구성원들의 감회는 새로워 보였습니다. 지난 3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다짐을 나누었던 2시간여를 재구성해 봅니다.


3년 전 우리사회에 희망을 만들어내고자 여정을 시작했던 희망제작소는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해왔다. 3주년 기념 후원의 밤은 희망제작소가 사회적 역할을 추구하며 3년간을 지탱해온 것을 자축하는 장이자, 그동안 희망제작소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후원자들에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여(닫)는 공연과 불만합창 프로젝트, 희망제작소 3년의 성과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 동영상, 그리고 후원회원들의 희망을 듣는 소통의 자리까지, 모든 행사는 희망제작소 구성원들의 지혜와 노동으로 준비되고 채워졌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4시 13분, 희망제작소 정기연 연구원이 3년의 활동을 정리한 도표와 연구(위)원들의 얼굴로 행사장 앞의 사진 벽을 꾸미고 있다


시민=교수=정치인=공무원=시민단체, 민관학 거버넌스를 보여주는 참석자들

7시 5분, 대안센터 홍일표 센터장과 아카데미 임순영 연구위원의 사회로 막을 연 행사는 김창국 이사장의 인삿말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17세기 시인 존 던의 시를 인용하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에." 김창국 이사장은 17세기 시인 존 던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인용하며 모두가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희망제작소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2009번째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인 정귀옥씨가 또한 차례로 정치인과 시민의 입장에서 희망제작소에 3주년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김형오 국회의장 등 정치인과 지자체 관련자들, 안병욱 진실화해과거사위원장, 이옥경 방문진 이사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등 시민단체 및 학계 인사, 희망제작소 시민모임(행설아 수료생, SDS 수료생) 등 시민 400여 명이 참석해 민관학 거버넌스를 추구하는 희망제작소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조직된 '멋대로 불만합창단' 이 불만을 노래하고 있다


불만을 함께 노래하다

가수 박강수씨가 따뜻한 포크송으로 여는 공연을 시작한 후 멋대로 불만합창단 2기의 공연이 이어졌다. 불만합창은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함께 불만을 노래하는 그야말로 집단지성의 결정체였다.

빅뱅 모른다 뭐라 하지 마요/ 한동안 연락도 없던 친구 보험맨 되더니 매일 문자/ 드라마에선 택시 잘 잡는데 내가 손들면 택시 피해가네/ 연봉 8000 넘어야 중산층이래 나는 팔십팔만원 세대인데/ 최저 임금 높다고 낮추자네/ 인터넷 의견 달면 감옥가요/ 힘없는 사람들 자꾸 사라지고 사람 죽었는데 실수라하네 슬픈 영화보다 뉴스가 더 슬퍼 요즘에는 뉴스보다가 울지/ 어린 알바생이라고 반말해/ 인턴 뽑아 놓고 잡일만 시켜/ 회사 동료가 날보고 아가씨래 당신은 30년대 태어났니/ 야근 매일 해도 수당은 없고/엄마 친구 아들은 못하는 게 없고/ 면접 끝나고 나면 대답 생각나/ 불만 불만이 없다면 이상해/ 우리 같이 불만을 노래해요

불만합창단이 풍자와 불만이 뒤섞인 솔직한 노랫말을 노래할 때
청중들은 폭소와 박수로 함께 했다.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례 동영상의 주인공들이 직접 '희망은 우리 안에!' 라는 글자 팻말을 들고 있다


희망은 우리 안에!... '지식채널e' 만큼 감동적

한편 희망제작소는 "...그래도 나는 희망한다"라는 후원의 밤 주제에 맞게 세 편의 동영상을 제작해 이 자리에서 상영했다.

청년실업 50만 시대에 취업보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20대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기획당하지 말고 기획하라>, 퇴직 후 사회공헌 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한석규씨의 일상을 담은 <브라보 세컨드 라이프>, 희망제작소 지역컨설팅 일꾼들의 지역살리기 좌충우돌 이야기 <세 남자>가 그것이다.


희망제작소가 주최한 소시지팩토리에서 2등상을 수상한 jade의 이야기, 행복설계아카데미 5기를 수료하고 퇴직 후 제 2의 인생을 NPO에서 설계하고 있는 한석규씨 이야기, 지역에서 희망을 찾는 희망제작소 강현철, 김준호, 김홍길 연구원의 이야기가 상영되었다

JADE : "SAVE THE WHITE. 코카콜라는 왜 북극곰에게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는 거죠? 제이드는 북극곰 등 멸종위기동물을 모델로 디자인 용품을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는 모델료로 환경단체에 기부합니다."

한석규 : "32년 동안 조흥은행에서 일하고 퇴직하면서, 첫 번째 인생은 보수,직장,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는데, 두 번째 인생은 NPO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이주노동자사목센터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미리암 이주여성센터에서 전등도 갈고 밥도 나릅니다"

희망제작소 강현철, 김준호, 김홍길 : "이대로 가다간 20~30년 뒤에 지역이 다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역의 희망은 외국의 사례를 들여오는 게 아니라 지역의 자원에 그 해답이 있어요. 아직 숨겨져 있는 옛 빨래터 같은 것이 남아 있거든요. 물론 하나만을 가지고 사업화시킬 순 없겠지만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역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지역 속에서 살고 있고, 소수지만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희망의 씨앗이라고 생각해요."



지역 순례를 하며 3만 킬로를 길 위에서 보내고, 지역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말하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전국 방방곡곡 돌아 지구 한 바퀴!

"맨유에는 2개의 허파를 가진 박지성 선수가 있다면 희망제작소에는 3개의 뇌와 4개의 심장을 가진 그가 있습니다." 사회자의 위트 있는 소개로 등장한 박원순 상임이사는 3년간의 희망제작소 활동을 소개하고, 지역 순례를 하며 길 위에서 3만 킬로를 보내는 동안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중앙이 아닌 지역, 대기업이 아닌 작은 기업, 담론이 아닌 생활의 지혜가 희망이었습니다. 그동안 83개의 시민 아이디어가 법안으로 열매를 맺었고, 2천여 명의 공공리더교육을 진행했고, 단행본(보고서) 총 153권을 출간하고 주제별 포럼을 321회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양에 차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늘 꿈꾸는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법이라면서 앞으로도 희망제작소는 지자체, 정부, 기업, 시민사회 협력의 모델을 고민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나는 ( )를 희망한다

참석자들의 희망을 듣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각자의 희망을 적어낸 400여 명의 희망 중 3명의 희망이 박원순 상임이사와 식사를 함께 하거나 연구원이 타로점, 전각을 봐주거나 제작해주는 경품을 받았다.

"서울시청 앞에 오존수치가 아닌 희망수치 표지판이 있었으면 좋겠다."
"희망제작소 회원이 백만이 되길 바란다."
"우리 아들이 하루 빨리 잘나지기를... 그래서 장가갈 수 있기를."

시민들의 각양각색의 희망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희망제작소는 평범한 시민들의 원대한 희망부터 작은 소망에까지 귀기울이고 그것을 현실에서 이루기 위해, 달려온 3년만큼 앞으로도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전진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많은 사람들과 꿈을 함께 나눈, 아주 특별한 날의 발랄한 잔치는 한동안 희망제작소 활동의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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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8 20:56 2009/03/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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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18:20 2009/03/12 18:20


지난 2008년은 건국 60주년이 되던 해였다. 외교통상부와 한국외교협회는 이를 기념하여 공동으로 <건국 60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세미나는 외교관과 관련 학계, 언론인 등이 건국 이후 60년에 걸친 대한민국 외교의 과거와 오늘을 성찰하고 향후 지향해야 할 한국의 외교전략에 대해 제안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박수길 전 유엔대사는 냉전 종식과 더불어 친서방주의와 반공을 토대로 해온 그 동안의 외교적 토대에 대한 공감대가 와해되었으므로 우리에게는 향후 외교전략과 관련한 새로운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하였다.

하영선 서울대 교수는 1948년부터 현재까지 60년을 3단계로 분류하며 국제적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3단계(1989년∼현재)에 들어서도 한국은 아직도 ‘동맹과 자주’, ‘친미냐 친중이냐’ 등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며 그 후진적 사고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동맹-자주’, ‘친미-친중’ 및 ‘진보-보수’를 떠난 ‘그물망외교론’에 대해 역설하였다. 그의 이러한 주장에는 공감하는 바 적지 않다. 이에 더해 필자는 향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외교전략의 일환으로써 ‘조류외교’전략과 ‘까치외교’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전통적 외교를 보완하고 대체할 21세기형 신외교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전통적 외교란 군사력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외교관 등 정부 관리들이 활동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러나 미국이 9•11 이후 군사력에만 의존하는 외교 정책을 채택한 결과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전략 도입 필요성이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돼왔다.

그 대표적인 대안이 하버드 대학 조지프 나이 교수를 중심으로 주장되고 있는 이른바 “스마트 파워론(smart power)”이다. 군사력과 경제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하드 파워(hard power)와 문화적 차원의 접근을 강조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상황에 따라 균형감 있게 활용함으로써 외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한편 한국의 외교전략과 관련하여 조지프 나이 교수는, “한국은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여 세계 무대에서 더욱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다." 고 조언하고 있다. 얀 멜리슨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한국은 국제사회 평판이 좋아서 공공외교를 채택하기에 유리하다." 며 한국에는 외국의 우호적 여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공공외교 전략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8년 방한한 후진타오 중국주석. 한.중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해서 불안정한 세계 경제상황을 극복하자고 역설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처럼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새로운 외교전략에 대한 논의가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다양한 논의 가운데에서도 21세기에는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는 외교 성과를 거둘 수 없고 문화적 차원의 접근이 결합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상대적으로 소프트 파워의 활용이 강조되는 새로운 외교 전략 논의가 대세를 이루며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한국에게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조류외교’와 ‘까치외교’는 바로 이와 같은 시대적 조류속에서 우리의 현실적 역량을 토대로 국익을 극대화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만의 고유한 매력을 전세계로 발산해 나가자는 오늘날에 적합한 우리의 신외교전략 개념인 것이다.


조류외교, 한반도의 균형전략


오늘날과 같은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는 어떠한 특정한 국가에 국가안보를 떠맡기다시피 하는 외교전략은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 교수가“국가는 무엇보다도 국력증강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면서 배운 교훈이다. ”고 역설했듯이, 우리의 안보 및 번영은 스스로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도 우리는 21세기 한국의 외교전략의 근간으로 조류외교를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류외교로써 21세기 우리의 국가안보를 더욱 견고히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조류외교인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새를 형상화한 외교, 즉 조류외교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모델 중 하나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왼쪽 날개, 즉 ‘좌익’에는 중국・러시아와 같은 대륙 세력을, 오른쪽 날개, 즉 ‘우익’에는 일본・미국과 같은 해양 세력을 가진 한반도이다.

새는 양쪽 날개가 힘과 크기 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이뤄져야만 비상이 가능하다. 새의 중앙 몸체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 우리 한반도 또한 이와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즉, 어느 한쪽 날개가 기형적으로 크고 강하거나(즉, 한 곳에 지나치게 다가서고 의지하거나), 혹은 작거나 약하면(즉, 한 곳을 지나치게 외면하거나 경시하면) 균형이 깨져 비상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오늘’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냉전기의 한반도 주변 상황과 오늘날의 상황은 매우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사실 냉전 당시에는 지금처럼 외교전략의 향방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여지조차 없었다. 오로지 오른쪽 날개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대안부재 상황에서 좌우 날개의 기형적 모습으로 인해 한반도라는 조류가 비상할 수 없었던 ‘ 비정상적’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선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 러시아 등과 국교 ‘정상화’를 이룬 오늘날이다. 이는 곧 한국은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비정상적 외교관계에서 벗어나 외교의 ‘정상화’를 실현해 나가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오른쪽 날개에만 경사되었던 20세기 이데올로기형 대립외교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쪽 날개로만 치중하게 했던 국제정세도 소멸되었으니, 이제 오늘날의 국익에 적합한 외교전략으로 대체하여 새롭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좌우의 양쪽 날개가 고루 균형잡힌 외교전략, 그 양쪽의 균형과 동력으로 한반도가 비로서 활기차게 웅비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인 ‘조류외교’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한국출신 ‘아시아인’임을 자처한다.
일본유학(게이오(慶應義塾) 대학 대학원) 중에 아시아를 자각했고,
미국유학(University of Minnesota, 로스쿨(LL.M)) 중에 아시아를 고민하다가, 중국유학(화동사범(華東師範) 대학, 법학박사) 중에 아시아인이 되었다.

그 동안 일본 및 중국은 물론, 빈번하게 왕래하던 아시아 각국에 대해 ‘one asia’를 호소해 왔다. 2001년부터는 한일 민초들의 십시일반을 모아 <한일아시아기금(www.iloveasiafund.com)> 을 설립, 캄보디아에서 “아시아미래학교”를 개교하여 운영하는 등의 실천적 대안을 제시해 왔다. 현재는 <한일아시아기금>을 <한∙중∙일 아시아기금>으로 발전시켜 이를 통한“아시아 미래대학”의 설립도 꿈꾸고 있다.
절규 한 마디: 우리, 좀 더 열린 마음과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국내 외의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도록 합시다!

현재 중국 상하이 동화(東華)대학교 외래교수(外敎). <한일아시아기금> 대표 및 상하이 복단대학 한국학 연구센터 겸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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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14:30 2009/02/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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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의 사랑법

봄을 실은 마차소리가 들리는 2월엔 어느 달보다 떠나가는 노인이 많습니다. 곧 시작될 사계(四季)의 새로운 순환이 버겁게 느껴지는 걸까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신, 즉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돌아가신 16일, 멀리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에선 마리아 돌로레스 탈라베라 여사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93년 삶의 궤적을 볼 때 여사 또한 선종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로리타 안 (Lolita Talavera)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여사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1906~1965) 선생의 부인입니다. 여사의 부음을 접하니 제일 먼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946년 안 선생과 결혼해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인이었던 여사에게 우리가 해드린 게 너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생 생전엔 늘 남편 뒤에 서고, 돌아가시는 날엔 김 추기경 뒤에 가리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스페인 백작의 딸로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여사는 선생을 만나기 전부터 그의 팬이었다고 합니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바이올린, 트럼펫, 첼로 등 악기와 작곡법, 지휘법을 배운 후 1936년부터 유럽에서 활동하던 선생을 여사가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다 2차 세계대전 중 선생이 스페인으로 피난을 갔고 마침내 두 사람은 1946년 7월 5일 부부가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결혼한 후 마요르카에 정착했고, 선생이 마요르카 오케스트라 (선생이 창설했다는 설도 있습니다.)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1965년 9월 16일 59세를 일기로 생을 마칠 때까지 그곳에 살았습니다.

여사의 별세를 전하는 국내 언론은 모두 여사가 남편을 지극히도 사랑하여 선생이 돌아가신 후에도 ‘내내’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92년 여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맞추어 쓴 일간스포츠 김인규 기자의 기사를 보면 ‘내내’라는 부사를 쓰기 민망한 사연이 있습니다. 김 기자의 기사 ‘초대받지 못한 애국가의 미망인’ 일부를 옮겨봅니다.




로리타 안 여사 그리고 딸과 외손자. 사진제공/연합뉴스


“마요르카시는 한국에서 온 위대한 예술가를 숭모, 시가지 한 곳을 ‘안익태 거리’로 명명했으며 매년 추모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어여뻤던 신부 로리타는 이제 73세의 할머니가 되어 혼자서 부군 안익태를 생각하며 함께 살았던 집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조그만 섬도시가 먼 동양에서 건너온 예술가를 존경하고 지금도 그의 위대성을 아끼는 것과는 달리 정작 애국가 작곡가의 고국인 한국은 그를 너무나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에, 숨진 남편의 나라 선수들과 임원들, 숱한 관광객, 정부 인사들이 몰아닥쳤으나 누구하나 찾아주는 이 없고, 부군이 작곡한 애국가가 바르셀로나에서 수많은 국가를 제치고 가장 먼저 연주됐음에도, 또한 앞으로 계속 연주될 것임에도, 초청해주는 이 하나 없는 현실이 어떠했을까 미루어 짐작이 간다. 남편과 남편의 조국을 사랑했기에 부군이 숨진 뒤에도 24년간이나 한국 국적을 유지해오다 생활비가 부족, 연금을 탈 단순한 목적으로 지난 89년 스페인국적을 재취득하게 됐을 때 로리타 할머니에게 대한민국은 어떻게 비쳤을까...”

기사엔 또 여사가 한때 집세를 내지 못해 선생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야할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다는 얘기,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곳 교민 실업가 권영호씨가 1990년 11월, 그 집을 11만 달러에 사서 여사가 마음 놓고 거주할 수 있도록 조치한 후 그 집을 ‘안익태 기념관’으로 조성하여 한국정부에 기증할 뜻을 밝혔으나 정부가 기념관의 관리비를 부담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는 것, 그리하여 기념관 조성사업은 물론 집 소유문제도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얘기가 실려 있습니다.

김 기자의 기사가 게재된 뒤, 한국일보는 국민성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외교통상부와 안익태 기념재단설립을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해 10월엔 권영호씨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이 수여되었고, 이어서 ‘안익태 기념사업재단’의 창립총회도 열렸습니다. 2001년 2월, ‘안익태 기념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재단은 매달 여사의 생계보조비로 천오백 불, 유가(遺家) 관리비로 천 불을 지급해왔으며 매년 9월 16일엔 선생을 위한 추모식을 열고 기념음악회도 개최해왔습니다.

여사는 1972년 안 선생의 일대기 ‘나의 남편 안익태’를 펴냈으며, 2005년엔 한국을 방문해 “애국가는 한국의 것이고 우리 가족은 한국인이므로 저작권은 한국 국민에게 있다”며 무상으로 한국 정부에 애국가의 저작권을 양도했습니다. 또 교향시 ‘마요르카,’ ‘포르멘토르의 소나무’ 등 미공개 악보를 포함한 모든 악보와 선생 관련 자료를 안익태기념재단에 넘겼습니다.

여사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건 2006년 12월, ‘안익태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에 참석하셨을 때라고 합니다. ‘마요르카’의 한국 초연을 지켜본 후 지갑 속에서 빛바랜 남편의 얼굴사진을 꺼내어 한국일보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한 모든 날,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훌륭한 음악가였고 무엇보다 조국을 사랑했다. 남편이 그랬듯 우리도 늘 한국을 그리워한다.”

두 분이 함께 산 기간은 겨우 19년, 여사는 그 후 44년을 혼자 살았지만 남편과 남편의 조국을 향한 사랑은 한결 같았습니다. 여사가 선생을 잊을 수 없었던 건 어쩜 선생이 여사를 위해 작곡한 가곡 ‘흰 백합화’와 그 악보에 친필로 써놓은 부탁 --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나를 기억해주오 --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렇담 여사의 끝없는 한국사랑은 어디에 기인할까요? 진정한 사랑은 자라는 거라지만 보답 못한 사랑은 받은 사람을 부끄럽게 합니다.

여사의 부음 기사엔 안익태기념재단 이사인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 신현태씨가 영결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적어도 재단의 이사장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총리는 몰라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도는 현지에 가서 미사에 참석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게 옳지 않으냐고 하면 제가 지나친 걸까요?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 사랑을 갚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많아지는 우리나라, 오늘 더욱 부끄럽습니다.


* 이 칼럼은 자유칼럼에 함께 게재합니다.



코리아타임스와 연합통신 (현재의 YTN) 국제국 기자로 15년,
주한 미국대사관 문화과 전문위원으로 4년여를 보냈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쓴다.
현재 코리아타임스, 자유칼럼, 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중이다.
저서로 “그대를 부르고 나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와 “시선”이 있고, 10여권의 번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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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17:02 2009/02/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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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그린’으로 간다



버락 오바마 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됐다. 80년 만에 미국경제가 최악의 위기에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재정정책이 실행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하려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자세다.

그런데 2월 초 미국의 국토관리를 관장하는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은 매우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다. 미국 서부 유타지역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할 수 있게 전임 부시 대통령이 내렸던 토지이용에 관한 허가를 자연환경 보전 차원에서 취소한 것이다. 중동을 비롯한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미국의 초당적인 염원이고 그 현실적인 해결책이 국내 석유자원 개발인데 이것을 마다한 것이다.

살라자르 내무 장관의 이 조치는 미국의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이 급선회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이것은 바로 8년 전 부시 정권 출범 초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이 유럽연합을 향해 “교토(의정서)는 죽었다”라고 선언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크게 달라질 환경정책의 요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이다.


“나는 지구온난화를 믿는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은 실과 바늘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것은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과학적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구환경 문제에 대해 갖는 철학적 기조는 1997년 상원의원 활동을 하면서 펴낸 책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에 피력된 한 마디가 잘 말해준다.
“나는 지구 온난화를 믿는다.”

오바마는 1월 2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다시 한번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핵위협과 같이 동일한 선상에 놓아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인이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동시에 적대국의 입지를 명백히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과감한 에너지 정책을 펼칠 것이라 공언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바마는 이런 신념 위에서 그의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온실기체 감축을 비롯한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을 제시했다. 그리고 집권과 동시에 오바마는 ‘그린 뉴딜’을 21세기 미국의 새 시대를 여는 정책모델로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도 2000년 대통령 선거전에서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에너지 산업과 밀접한 인연을 갖고 있는 부시의 이 공약은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받았다. 당시 강력한 적수인 앨 고어 후보의 이슈를 선제공격하여 무력화하는 선거 전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권하자마자 부시는 이 공약을 제일 먼저 내동댕이쳤다.

부시는 이 이슈에 대해 두 가지 기조에서 출발했다. 첫째, 화석연료가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불확실하다. 둘째, 화석연료 사용을 강제적으로 규제하면 미국경제에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이런 바탕에서 지난 8년 간 교토의정서를 배격해왔다.

이렇게 환경문제에서 부시 정부와 오바마 정부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보며 우리는 ‘신념은 전략을 뛰어넘는 가치의 문제’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다시 얘기하면 오바마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책, 즉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대담한 에너지 정책을 펼칠 것이며 이 정책이 미국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게끔 추진해나갈 것이다.

오바마의 ‘그린 뉴딜’에서 기관차 역할을 하게 될 분야가 에너지 정책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미국은 자동차를 굴리고 공장을 돌리기 위해 태양 풍력 지열을 이용하는 장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에 미국이 나설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즉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미국은 석유의 해외의존도를 줄여 세계전략 수행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고, 미국의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며, 궁극적으로 온난화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후보 시절 제시한 에너지 사용에 대한 구체적 수치가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2012년까지 에너지의 1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2025년까지 이를 25%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2018년까지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1990년 대비 80%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과 온난화 방지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앞으로 40년 후 미국은 화석연료를 거의 쓰지 않거나 또는 이산화탄소를 분리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새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별나게 통찰력을 발휘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미국이 살 길이 거기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이미 석유문명이 한계에 이르렀고 21세기는 ‘그린 에너지’ 시대로 갈 수밖에 없는 문명사적 전환점에 이른 것이다.

부시가 교토의정서를 거부하며 미국경제를 위한다고 했지만 미국경제는 교토의정서가 아니라 미국이 자랑하던 금융시스템의 결함으로 치명타를 입었고, 자동차를 비롯한 ‘녹색기술’경쟁에서 유럽과 일본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미국은 녹색으로 가고 있다. 뒤늦은 발자국이지만 그 진동은 클 것이다.


*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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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17:01 2009/02/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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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할린 한인의 희망을 찾아서



희망제작소는 잊혀졌던 사할린 한인 문제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기 위하여 사할린 한인 정의복권재단의 김복곤 이사장님을 초청하여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관련 연구자, 시민활동가, 관심있는 시민들이 모여 한국 사회의 책임과 그 과제에 대해서 전망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담당연구원: 강유가람 / gradiv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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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9 2009/02/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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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문.
교사-> 해직-> 서울교육위원. 이것이 그의 경력이다. 그는 교육위원으로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교육을 시찰하러 왔다가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 발트해를 보며 목놓아 통곡했다는 사람이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런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 나라 아이들의 상황과 비교하며 흘린 눈물이다. 그는 이윽고 단봇짐을 싸메고 이곳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에 유학을 왔다. 제대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최고의 교육선진국을 배우고자 한 것이다. 그로부터 2년, 그는 이 지역의 여러 학교와 교육 현장, 교육자들과 교육 행정가들을 만나며 글도 쓰고 강연도 하면서 한국교육을 좀 더 나은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어느 날 그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리고 이메일을 보내 왔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교육정책과 현실을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물론 하루를 온전히 빼기 어려운 내가 7박8일의 시간을, 그것도 내 돈을 들여가며 해외여행을 할 여유는 없었다. 더구나 교육의 중요성은 알지만 교육을 전공하는 다른 분들도 많은데 내가 구태여 또 이 문제에 개입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 분들과 함께 하면 결국 교육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도 여행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당연히 정중한 거절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다시 이메일을 보내왔다. “한국 교육의 희망이 무너졌습니다. 박변호사님이 이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것입니까?”로 시작되는 긴 이메일이었다. 물론 내가 한국 교육의 희망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의 간곡하고 절절한 요청에 나는 더 이상 저항할 수가 없었다. 이미 잡혀 있는 일정을 몇 개 취소하고 내 마일리지를 쓰고 나머지 돈을 부치면서 결국 이 여행에 합류했다. 안승문, 그는 분명 열정적인 교사이다.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008년 10월 16일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에 열중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승문 선생만이 아니었다. 이번 여행에 함께 한 30여명의 교사와 교수 등 교육계 인사들이 모두 하나같이 우리의 교육현실에 때로는 비분강개하고 때로는 절망하며 때로는 희망을 모색하는 분들이었다. 우리는 공항에서부터 스웨덴과 핀란드의 학교를 오가며 발트해를 건너는 쿠르즈 선상에서, 호텔에서, 시내를 오가는 버스 속에서 끝없이 논쟁하고 대화했다. 이런 논쟁과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의 교육현실이 어렵기는 하지만 바로 이들의 열정 때문에 분명히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움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되고, 소수의 우수 학생을 위해 다수가 들러리가 된다. 돈도 없는데 남들 가는 학원도 가야 하고, 아침밥도 못 먹고 방학도 없이 학교 와서 별보고 집에 가지만 시험만 치고 나면 다 잊어버린다. 졸업장은 받았지만 갈 곳이 없고, 교사는 군림하고, 학생은 반항하고, 학부모는 막나가고, 교장은 꽉 막혔고, 상담할 시간은 없는데 처리할 공문은 많다. 학생이나 교사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이것이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우리 교육 현실이다. 그러나 스웨덴과 핀란드의 교육은 완전히 별천지였다. 그 교육의 현장을 둘러보며 결코 그 명성이 헛되지 않았음을 새삼 확인했다.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배려와 집중이 가장 눈에 띄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이 이 두 나라 교육의 모토이다. 아무도 자신과 부모의 사회적 지위, 재산, 능력에 따라 차별받지 아니한다. 아니 오히려 재산이 없고 장애가 있고 재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함으로써, 그 아이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인상적이었다. 나라의 예산과 자원을 기꺼이 아이들을 위해, 특히나 뒤처지는 아이들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사교육 때문에 가난한 아이들이 뒤처진다. 장애와 학습능력 때문에 뒤처지는 아이들은 절망의 나락으로 빠진다. 어떤 교사는 우리의 교육정책을 “쭉정이는 다 버리고 간다”라고 표현했다. 이 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이 아닌가. 결국 낙오된 아이들이 사회로 나와서 무엇이 될 것인가.

학교교육 최고의 핵심은 결국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통합교육을 하고 무학년 교육을 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 나이와 생각, 학습능력과 장애, 경험을 넘어 서로 어울리고 서로 배움으로써 사회를 이해하고 적응하고 잘 살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여학생과 남학생,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난한 집 아이와 부자집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소통하고 자라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하나의 좋은 시민으로 성장하고 사회성을 갖춘, 제대로 된 한 인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교육은 철저한 독립과 자율을 자랑한다. 교육부는 전체적인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뿐, 그 비전에 따라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방정부와 학교, 교사들에게 맡겨진다. 자율은 창의성을 낳고 창의야말로 교육현장에서 우수한 교사와 좋은 학습을 낳는 원동력이 된다.

또 하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협력하고 연대하는 방식과 노력이 돋보였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장과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아이들이 모두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었다. 이른바 ‘3자 대화’라는 것도 교사와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여 학습목표를 정하고 평가하며 조정하는 특별한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어떤 권위나 일방통행도 있을 수 없다. 오직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충분한 학습이라는 목표 외에는.

이제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단지 현재의 경제위기만이 아니다. 과거 개발과 성장의 시대에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돌진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OECD에 가입하고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허울이고 외형일 뿐이다. 우리의 근본과 뿌리가 흔들린다면 이런 외형적 결과는 금세 허물어지고, 끝없이 추락할 수도 있다. 우리 경제와 사회, 정치와 문화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인간,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피워낼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교육이 제자리에 돌아와야 한다. 21세기 보다 더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루고, 한국의 문화적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서 우리는, 바로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너무나 다양한 이해관계와 논쟁이 있지만 비전을 제대로 가다듬고 그 절차와 방식을 갖추고 함께 토론하고 합의해 나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가 스톡홀롬과 헬싱키에서 꾸는 간절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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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8 2009/02/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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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금기



며칠 전 김태동 교수를 만났다. 십여 년 전 상가에서 그를 만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의 차를 얻어 탄 적이 있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그의 차는 놀랍게도 포니였다. 아직도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포니가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그리고 한 때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지낸 사람이 포니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그런 그가 이런 말을 했다.

“과거 나는 문익환 목사를 잘 몰랐다. 친구인 김근태와 함께 그 분 댁에 새해 인사를 간 적이 있었다. 세배객 100여 명이 집을 다 못 들어올 정도였다. 나는 그 분이 인생의 전반기보다 후반기를 더 잘 살았다는 점에서 존경하게 되었다”


그 말을 들으며 새삼 스스로 자세를 곧추세웠다. 문익환 목사는 성경학자,교수로서 오래 지내다가 인생 후반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80년대 절망의 시대에 민주화와 인권의 선지자로서의 사명을 다했던 분이 아닌가. 그 말을 들으며 ‘이미 ‘5학년’ 중반으로 진입한 나는 현실에 안주하고 안일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것이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 워싱턴 포스트
사실 우리의 주변에는 젊은 시절 쌓았던 명성과 업적을 늘그막에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변절하기도 하고 노망이 들기도 한다. 또, 그런 소극적인 의미에서만 인생 후반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이 들어서 오히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의 한국인 기대여명표는 여성이 82.7세, 남성이 76.1세까지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 기대여명은 의료기술의 발전,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 등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경제위기와 급격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은퇴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50대 후반이면 거의 물러나게 된다.

기대여명과 은퇴시기의 커다란 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은퇴자들은 퇴직 이후 그냥 취미생활 정도만을 즐기고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유명인사 가운데 90대까지 살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 적지 않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 80세에 절세 불후의 고전 <파우스트>를 탈고하다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1867~1957) - 90세까지 20세기 대표 지휘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스토코프스키(Leopold Stokowski, 1882~1977) - 94세까지 미국의 지휘자로 활동하다
루빈스타인(Artur Rubinstein, 1887~1982) - 89세에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 타의 추종을 불허하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 - 발명왕이자 GE창업자로 열정을 불태우다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 1881~1973) - 20세기 대표 입체파 화가로 92세까지 헤아릴 수 없는 명화를 그려내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 - 현대 경영학의 대부로서 75세 정년론을 주장하고 스스로 100여권의 저서를 집필하다




마지막에 인용한 피터 드러커는 96세까지 살았는데 “60세 이후 30년 동안이 내 황금기였다”라고 말했다.
나도 이제 황금기를 준비해야겠다.







* 사진 출처 :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5/11/11/AR20051111019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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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7 2009/02/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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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날씨도 사람을 닮는다더니 안개 낀 서울은 자꾸 어두워지는 마음을 닮았습니다. 이런 날 집에 있으면 아주 눕게 됩니다. 마침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함석헌 선생 서거 20주기와 마하트마 간디 서거 61주기를 추모하는 학술모임이 열린다니 그리로 향합니다.

버스는 철거와 재개발이 한창인 가재울 뉴타운을 지나갑니다. 대낮인데도 굳게 닫친 셔터엔 검고 붉은 스프레이로 그린 X자가 무섭고, 뜯기다 만 벽, 유리창이 사라진 건물들이 퀭한 눈으로 서 있는 한쪽에선 작은 가게들이 아직 영업 중입니다. 자연히 용산 철거민 참사의 희생자들과 검은 치마저고리 차림의 유족들이 떠오릅니다.

1966년 ‘사상계’ 3월호 권두에 “항거할 줄 알면 사람이요, 억눌러도 반항할 줄 모르면 사람 아니다. 그리고 혼자서 하는 항거는 참 항거가 아니요, 대중이 조직적으로 해서만 역사를 보다 높은 단계로 이끄는 참 항거이다.”라고 썼던 함석헌 선생이 오늘 서울에 계셨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해봅니다. 간디처럼 비폭력 저항을 주창하여 ‘한국의 간디’로 불리던 분이니 화염병을 던지진 않으셨을까요? 우리 나이 19세에 3.1 운동에 참여한 이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지칠 줄 모르고 저항하다 투옥을 일삼던 분이니 가만히 계시진 않았겠지요?

1901년 3월 13일 평안북도 용천군 바닷가 원성목에서 태어나 1989년 2월 4일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함 선생과 1869년 10월 2일 인도 서부 해안의 포르반다르 (Porbandar)에서 태어나 1948년 1월 30일에 암살을 당한 간디, 두 선인들은 출생지가 바닷가라는 공통점 외에도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에서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 닮은 점이 오늘 모임의 주제일 겁니다.

모임이 열리는 지하1층 대강당, 벽을 따라 서있는 책꽂이의 빼곡한 책들 중에서도 김병희 편저 ‘씨알소리소리 함석헌’이 눈을 끕니다. 아시다시피 곡식의 낟알이나 과일, 생선 등의 크기를 뜻하던 ‘씨알’이란 말이 함 선생 덕에 백성을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함 선생은 ‘씨알’의 ‘알’자를 쓸 때 ‘ㅇ’ 아래에 마침표를 찍은 ‘아래 아’를 쓰셨지만 컴퓨터 자판엔 ‘아래 아’가 없어 그냥 ‘씨알’로 표기해야 하니 안타깝습니다.



뜯기고 헐린 잔해들이 쌓인 철거현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무심코 펼쳤는데 하필 글 쓰는 사람들을 향한 일갈입니다. “隔靴搔癢(격화소양)이라, 신 위를 긁는다는 말이 있다... 요새 글 쓰는 사람들 보면 어찌 그리 신은 것이 많은가? 양말 신고 구두 신고 덧구두 신고 그 위를 긁는 것 같은 글뿐이다. 그러면 시원하긴 고사하고 더 가려워. 예배당 절간에 아니 가려는 것이 웬 까닭인지 몰라? 신문 잡지 보다가 내팽개치는 것이 무슨 때문인지 몰라? ... 이 씨알의 가려운데 말 못할 속의 가려운 데를 시원히 긁어 노래가 나오게 할 예술가 평론가는 아니 오려나? 신을 좀 벗으려므나?”

선생은 자신의 글에 대해서도 조롱을 아끼지 않습니다. “글이라고 쓸 때는 있는 맘껏 다해 쓰노라 하여도 써놓고 보면 이거 내 소리냐? 하고 찢어버리고 싶지 않은 글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역시 이날껏 글 쓰고, 찢지 않고, 돈 받는 것이 나의 나밖에 못되는 설움이 있는 것이다. 감옥에서 나와서는 또 도둑질을 하는 상습범, 회개하는 기도를 하고는 또 민중의 피 빨아먹는 살림을 다시 하고 다시 하는 성당 예배당 절이라는 감옥에 있는 상습범, 신문 잡지를 보고는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또 나라의 것을 도둑질해 먹는 정부관청이라는 엄지 감옥에 있는 상습범, 그것들도 나 같아서 그러겠지. 너나 나나 가엾은 존재들이로구나!”

선생의 힐난이 부끄러워 슬며시 책을 덮습니다. 연단에선 논문 발표가 한창입니다. 이치석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은, 선생은 학교체제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면 부정하셨으니 공교육 혁명가라며 함석헌전집 2권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졸업장이 있어야 출세한다는 사회제도 때문에 학교가 있는 것이지, 결코 학교가 아니고는 사람이 될 수 없다 해서 있는 것은 아니다... 공장이지 학교가 아니다. 거기서는 아동이라는 원료를 넣고 교사라는 기술직공이 교수라는 기계작업을 하면 다수의 제품이 나온다. 그러면 일정한 자격이 있어서 거기 맞으면 상품으로 나가고 맞지 않는 것은 아낌없이 내버림을 당한다. 공장주는 채산이 목적이지 그 개체의 운명은 문제로 삼지 않는다.” 50년 전 말씀이 오늘에 더 잘 맞는 것 같으니 비감합니다. 젊은이들이 들으면 환호할 테지만 젊은 얼굴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법무법인 민중의 박종강 변호사가 전해주는 간디의 “내가 꿈꾸는 인도”는 서글픔을 자아냅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나는, 가난한 사람도 이것은 우리나라라고 생각하고 그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자신도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인도를 위해 일할 것이다. 그 인도에는 상류계급도 하류계급도 없다. 그 인도에는 모두가 화목하게 산다. 여자는 남자와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세계 누구와도 평화롭게, 착취하는 일도 착취당하는 일도 없기에 군대는 가능한 소수로 둘 것이다. 대중의 이해를 위반하지 않는 한 외국인이나 국내인이나 차별 없이 존중될 것이다.” 간디의 꿈은 아직 우리의 꿈입니다.
함석헌씨알사상연구원 원장인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에 대한 선생의 탄식을 들려줍니다. “간디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얻은 좋은 인상의 하나는 그 인맥의 장관이다... 한편 찬탄을 금치 못하면서 또 한편 가슴속으로 흘러드는 눈물을 금치 못했다. 우리 인맥의 너무도 낮고 적음을 한해서 말이다... 오늘 우리같이 인물이 필요한 때는 없는데 인물이 없다. 특히 정치에서 그렇다. 왜 그런가? 재목은 숲에서만 난다면 인물은 인물에서만 난다. 전에 인물이 없었는데 지금 어디서 인물을 구하겠나?”

함 선생의 저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큰 뜻을 펴지 못하고 억울하게 사형당한 인물들 (묘청, 최영, 임경업 등), 제거된 개혁파 인물들(조광조, 남이), 지조를 지킨 인물들(정몽주 등 사육신)의 전기집이나 같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입니다. 김구, 여운형, 조봉암, 장준하 등 해방 후 죽임을 당한 큰 인물들이 살아서 제 몫을 했더라면 오늘 이 나라가 달랐을 거라는 겁니다.

도서관 밖은 여전히 우울한 2월입니다. 간디는 국부(國父)로 추앙받고, 그의 생일은 인도에선 국경일로 세계적으로는 ‘국제 비폭력의 날’로 기념되지만, 함석헌을 아는 젊은이는 이 나라 안에도 드뭅니다. 인물은 없고, 교육은 공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격차는 벌어지고, 모두가 화목한 우리나라는 꿈에서조차 그려보기 힘든데 저는 신발 위를 긁는 것 같은 글이나 쓰고 있습니다. 자괴감은 지대하나 비겁이 체질화되어, 집으로 갈 때는 가재울 뉴타운을 피해 가야지 생각하는데 선생의 목소리가 죽비 되어 머리를 내려칩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 칼럼은 자유칼럼에 함께 게재합니다.


코리아타임스와 연합통신 (현재의 YTN) 국제국 기자로 15년,
주한 미국대사관 문화과 전문위원으로 4년여를 보냈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쓴다.
현재 코리아타임스, 자유칼럼, 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중이다.
저서로 “그대를 부르고 나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와 “시선”이 있고, 10여권의 번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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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5 2009/02/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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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이명박 오바마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전직 외교관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정부의 남북관계 운용이 전략적 측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남북합의를 무효화한 북한 조평통의 성명 발표와 그 전후 맥락에 대해 얘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지 며칠 안됐고 남북관계는 냉각된 상태라 상당히 경각심을 갖고 북한의 행동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조평통 성명서가 발표된 후 우리 사회 분위기가 북한 언행에 경계심을 갖는 것 같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제위기가 워낙 심해 북한문제가 뉴스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는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조평통 성명서 전문을 받아 읽어보았다. 내용도 강경하지만 단어 구사가 험악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리명박패당’ 또는 ‘리명박역도’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썼다.
대남 협상의 공식창구가 될 새 통일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비난도 극단적이다.

“비핵 개방 3000을 철회하기는커녕 그 대결 각본을 고안해낸 악질분자를 ‘통일부’의 수장 자리에까지 올려 앉힌 것은 우리와 끝까지 엇서나가겠다는 것을 세계면전에 선언한 것이다.”
결코 자리를 같이 할 카운터파트로 인정하지 않을 태세이자, 그 지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다.


북한핵 받아들일 수 없는 미국


성명서에서 정말 자극적인 것은 무력충돌의 가능성을 암암리에 내비치는 표현이다. “이제 북남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되었다.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은 극단에 이르러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게 될 전쟁 접경으로까지 왔다.” 상식적 언어감각으로 보면, 뭔가 벌어질 듯싶다. 그냥 으름장만으로 끝날 성명서를 이렇게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평통 논평이 실린 2009년 2월1일 노동신문.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특별한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은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들이 초반에 북한의 행동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쪽으로 해석한 탓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군에서 군사적 이상 징후가 없다는 논평을 흘리거나 전문가들이 ‘조평통의 성명이 아니라 김정일의 말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해석하면서 국민의 경각심도 무뎌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동원해서 남북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그들 나름의 의도와 수순이 있을 것이다. 뭔가 몸부림치며 타개해야 할 답답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반증일 수 있다.

상상력을 동원해보면 북한 김정일 정권도 꽉 막혀 있는 셈이다. 남북관계의 교착으로 비료와 식량공급 등 경제문제는 심각하고, 오바마 정권의 등장으로 북미 관계는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정권의 경직성과 핵포기 불가능이라는 숙명을 안고 있는 한 미국의 새 정부가 대화모드로 전환한다고 해도 북한 정권 수뇌부의 머리가 편할 리가 없을 것이다.

1993년 북핵 위기의 와중에서 김일성이 사망하고 정권을 물려받은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대통령을 상대하여 때로는 벼랑끝 전술로, 때로는 협상으로 15년 간에 걸쳐 위기를 돌파해왔다. 특히 부시 집권 8년 동안 북핵문제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결국 아무 것도 내주지 않고 부시 정권을 퇴진하게 하는 데 이르렀다. 그리고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얻었다. 국제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이제 오바마 정권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싶지만 오바마는 그걸 인정해줄 수 없다. 미국은 세계전략상 북한핵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변함이 없고 부시든 오바마든 다름이 없다. 이제 김 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은 게임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가 집권했기 때문에 북미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는 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인 해결은 북한의 핵 포기 의도에 달려 있고 북한의 핵 포기는 최후의 선택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바마 정부가 부시 정부보다는 대화모드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에 시작은 부드러울 수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 중요한 시기


오바마 정부의 북핵 해결 기조는 아직 조율 중이다. 북한에게 힐러리 국무장관은 라이스 장관보다 쉬운 파트너일까.
북미 핵협상은 무역협상이 아니라 안보협상이다. 완충이 별로 없다. 실패가 선언되면 군사적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이 “그래, 졌다”며 손을 털고 돌아갈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3년 클린턴 정부가 영변폭격을 계획했던 위기가 이런 상황을 말해준다.

반대로 협상이 성공하면 북미관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질서가 크게 변한다. 냉각된 남북한 관계와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출범으로 한반도 상황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내가 만난 전직 외교관의 말대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수 있는 게 우리의 지정학적 위상”이다. 남북관계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지 모른다.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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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4 2009/02/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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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원 모집을 시작하며
-1만명 시민의 힘으로 달리는 희망기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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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3 2009/02/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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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09년을 맞아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 공공리더들이 전망을 나누는 강연회를 마련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는 2009년 새해에 한국사회의 근원적인 성찰과 물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여는 신년강연회입니다. 1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네 번째 순서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한국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 중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지난 연말 국회 파행에 이어 정치권에서는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도 극한 대립이 예고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현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두 시간여 강연시간 동안 한국정치의 극한적 대립의 원인을 분석하고, 소통과 통합의 정치로 나아갈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1주년을 맞이하는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과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는 여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소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


“한 9일 전인가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미국에서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사건이 일어났죠.”

미국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과 우리나라 용산 철거민참사를 비교하며 윤여준 전 장관은 강연을 시작했다. 대통령제를 택하고 시장경제를 신봉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국가가 같은 시기에 확연하게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의 원인은 바로 ‘소통’이라고 윤 전 장관은 진단했다.

평소에 소통이야말로 민주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는 윤 전 장관은 "다양성을 전제로 관점의 간격을 줄이는 과정이 민주주의인 만큼 민주사회에서 권력은 설득의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이야말로 소통과 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발언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집권층, 서로 기본적 의사소통도 안 돼

이명박 정부의 소통능력과 통합에 대해서 윤 전 장관은 크게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해 말했다.

첫째, 집권층 내부에서의 통합에 대한 것으로 윤 전 장관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연합뉴스 인터뷰의 사례를 들어 현 집권층 내부의 의사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미디어 관련법 추진에 있어 ‘의장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몰랐다. 국민들은 더더구나 몰랐다’는 김 의장의 말을 들며 이정도면 "집권층 내에서도 소통이 불충분한 것이 아니라 소통 자체를 무시한 것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 번째로, 야당과의 경쟁관계나 비판세력과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 전 장관은 “비판 세력인 야당과의 소통을 보면, 소통이라고 하기보단 대결과 제압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집권당인 한나라당 지도부가 야당을 상대로 입법전쟁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인다는 말을 한 것은 소통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서 강자가 약자를 몰아붙이거나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것은 반대세력을 제압하려는 모습이지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모습은 아니라고 아쉬움을 비췄다. 그리고 서론에서 이야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그가 상하위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윤 전 장관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촛불시위에 대해서 그는“이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하지 않으니까 국민이 옐로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그 당시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소통을 위해서 노력한다기보다 대국민 '홍보'를 강화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윤 전 장관은 “소통이란 건 상호작용인데 일방적으로 한쪽을 설득하려는 것으로 대통령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시장이었을 때 그가 청계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천 회 이상 청계천 상인을 만났던 사례를 들며 “왜 국민을 향한 끈질긴 설득을 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연 중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진정한 소통은 원점에서 하는 것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뒤 윤 전 장관은 소통부족의 해결책을 '원점으로 돌아가기'에서 찾았다. 그는 "묘수나 꼼수는 모순을 낳을 뿐"이라며 "묘수를 찾아야하는 다급한 상황일수록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고, 국민에게 정직하게 원칙에 입각해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강연을 듣는 참가자들에게 "한국정치의 소통과 통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본질적 가치를 내면화해서 생활화한, 그런 자질이 있는 정치와 지도자를 선택하는 방법밖에 없다"며“이런 선택을 하자면 국민이 먼저 진정한 시민이 거듭나야 한다"고 발언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하고 뽑고나서도 계속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생각하는 국민으로 살아남아 미래의 새로운 정치가 탄생할 수 있는 비옥한 옥토를 만드는 것과 이런 지도자를 빚어내는 것도 국민의 역할”이라며 "소통과 통합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키워나가려는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희망제작소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 여러분과 교감을 갖는 취지도 이런(소통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희망제작소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강연을 마쳤다. 강연 이후에는 진지한 질문들과 고심의 흔적이 역력한 답변이 오고 갔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의 공공리더들이 희망 한국의 길을 열기 위한 다양한 전망과 대안들을 모색해온 신년 강연회는 이번 윤여준 전 장관의 강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편 오는 2월 5일에는 매월 첫째 목요일에 개최되는『희망을 열어가는 대화마당』두 번째 시간으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한반도, 봄은 온다’를 주제로 대화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언론보도
☞ 미디어오늘 "이명박 대통령, 소통을 홍보로 이해하나"




2009 희망제작소가 마련한 신년특별강연 시리즈 [희망의 길을 찾다]

1. 신영복 교수 <성찰과 소통>...1월8일(목)
2. 도법 스님 <길 위에서 찾은 생명과 평화>...1월16일(금)
3. 장하성 고려대 교수 <2009년 한국경제 전망과 희망의 조건은>...1월22일(목)
4.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국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을 찾다>...1월29일(목)

 
 
담당연구원: 이민영 해피리포터 / re_narzi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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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5:48 2009/02/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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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소비심리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가계소비증가율이 4년만에 처음으로 0.2% 감소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악화로 인한 경기불황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소비위축이 다시 기업의 수익악화와 투자위축을 낳는 경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단기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소비자들이 건전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고충 및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건전한 소비를 불러와 내수를 증진하면서 규모 있는 가계경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상생의 길입니다.

비회원님이 제안해주신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당월의 총 사용금액을 알려주자’는 아이디어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습니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해당 물건의 결제금액과 더불어 당월 결제해야할 금액을 함께 소비자에게 알려줌으로써 매달 각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서 카드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이는 무분별한 카드사용을 막아 카드사의 리스크를 줄임과 동시에, 규모 있는 소비로 가계경제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체크카드의 경우 구매금액 및 잔고가 문자메시지로 발송되는 서비스를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의 결제금액을 알려주고 있어서 문자메시지로 해당 결제금액과 당월 총 사용금액을 함께 알려주는 서비스 도입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와 상생하는 신용카드사의 발 빠른 대응을 기대해봅니다.

(원 아이디어 보기 - 제안자: 비회원님)


 
담당연구원: 이경희 / olivia19@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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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5:46 2009/02/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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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과외 없이 잘하는데


“일제고사도 없다. 과외도 없다. 물론 방과 후 가야할 학원도 없다. 능력별 학급편성도 없다. 모든 학생에게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포츠나 예술에 취미를 가진 학생을 위한 특별한 학교는 있지만 학문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위한 특별한 수업을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특수학교도 없다.”

세상에 이런 학교가 있을까? 있다. 바로 핀란드의 종합학교가 그렇다. 핀란드 어린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9년짜리 종합학교에서는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해당하는 교육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한다.

이렇게 교육하면 성적이 엉망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핀란드는 2006년 실시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1위를 했다. PISA는 OECD국가들이 주관하여 3년마다 15세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핀란드 PISA 테스트 책임연구원인 요우니 발리예르비 교수가 얼마 전 희망제작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밝힌 핀란드 교육의 실상은 듣는 이로 하여금 환상 속의 학교를 보게 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PISA테스트에서 서구 국가를 제치고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런 성적은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대입까지 이르는 학원과외로 국민적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후 얻은 상처뿐인 영광이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1위


인성과 적성교육이 무시된 과외열풍을 거쳐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창의력이 극도로 말라버린다. 세계 100대 대학에 우리나라 대학이 하나도 끼지 못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핀란드가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이런 교육적 성취도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핀란드는 이웃 선진국인 스웨덴과 독일의 사례를 통해 30년에 걸쳐 지금의 9년제 종합학교 교육시스템 개혁을 정착시켰다고 한다. 반면 핀란드의 교육제도에 대해 오히려 주변국가가 관심을 기울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9, 교육에서 희망찾기' 희망제작소 강연. 핀란드의 교육 전문가 요우니 교수가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까?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국가 규모가 다르며, 교육 문화가 다르다. 핀란드는 인구 500만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 10배인 5000만 명이다. 우리는 교육열과 경쟁이 고착화한 전통유교문화이고 핀란드는 사회민주주의 전통이 배어있는 북유럽형 복지국가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평등교육이냐 엘리트육성이냐를 놓고 벌이는 이념논쟁이 한국의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반면, 핀란드에서는 교육이 국민적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성과 적성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이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한국사회의 분열적 결함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의 사례는 여러모로 연구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 전 인터넷 포털기업 ‘다음’의 제주 이전 프로젝트를 취재했다. 현재 엔지니어와 미디어 인력 등 180명의 고급 두뇌가 제주에 살고 있으며 2022년까지 다음 직원의 절반이 제주에서 근무하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그런데 거의 30대인 다음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육문제다. 제주도에서 과연 그들의 자녀가 제대로 교육을 받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다음 직원들은 어떤 대안적 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제주도가 그 대안적 교육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정착시켰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음 직원 한 사람이 이런 경험담을 말했다. 서울서 제주로 전학한 딸이 하루는 “토요일 밤에 친구를 데려다 함께 자겠다”고 요구했다.
이 직원과 그의 아내는 처음에 혼비백산했다. 학교와 학원 외에 생각해볼 수 없었던 그들은 “딸이 큰일 낼지 모른다” 고 펄펄 뛰다가 자신이 어릴 때를 생각하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딸과 친구들은 토요일 밤 집에서 요란스럽게 떠들고 요리를 해먹고 놀았고, 어떤 토요일은 친구의 집에서 잤다.
유심히 관찰했더니 굉장히 수줍음을 타던 딸이 쾌활해지고 또 부모도 서먹해하는 동네사람에게 인사도 잘했다. 그런다고 공부하는 데 지장을 받는 것 같지도 않았다.


교육이 교육의 길을 정하도록


“딸의 행동에서 서울 학생들이 잃어버린 인성을 보았다”고 그 직원은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인성, 적성, 창의를 기르는 초중등 교육의 가능성을 살리는 파일러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절박하게 말했다.

발리예르비 교수의 말을 들으며 제주도가 하든 중앙정부가 나서든 대안적 교육제도를 만들고 이 실험을 잘 활용하여 교육개혁의 전기를 마련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발리예르비 교수가 강연중 던진 한 마디가 새롭다.
“경제가 교육의 길을 정해서는 안 되며 교육이 교육의 길을 정하게 해야 한다.” PISA테스트 1등 국가의 교육자가 한 말이다.


*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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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8:27 2009/01/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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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활기찬 제2의 인생을 꿈꾸는 행복설계 아카데미 해피시니어들이 함께 모여 포럼을 마련했습니다. 행복설계포럼 첫 강연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평론가 유지나 교수입니다. 1월 22일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치러진 이번 행사에서는 젊음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2009 행복설계 포럼은 월 1회 주제별 강연자를 모시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합니다.




"♪It is the evening of the day I sit and watch the children play Smiling faces I can see But not for me I sit and watch As tears go by My riches can't buy everything ♪"

육ㆍ칠십 년대 악동 그룹, 롤링 스톤즈의 믹재거가 'As tears go by'를 부른다. 청중들은 그의 얼굴 가득 패인 주름살을 보면서 지나간 청년 시절을 더듬는다. 유지나 교수는 아련한 향수에 강한 어조로 일갈을 가한다. “저 아우라가 보이지요? 저건 영혼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십대 가수라면 절대 지을 수 없는 저 표정, 저 삶의 깊이와 그윽함, 접신의 경지죠. 짜릿하지 않습니까?”

1월 22일은 행복설계아카데미포럼 첫 번째 날이다. 오후 두시가 가까워지자 희망모울 강연장은 어느새 청중들로 가득 찼다. 이윽고 포럼을 이끌 유지나 교수(영화평론가)가 영화배우만큼이나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강연장에 들어섰다.



'행설아포럼' 첫 강연자, 유지나 교수는 청중들을 '선생님'이 아닌 '언니,오빠'로 대했다. ⓒ희망제작소
호모루덴스의 계절

“저는 동지가 지나고 입춘이 올 무렵에 봄기운을 느끼고 희망을 느낍니다. 이 시기가 인생을 해방적으로, 예술적으로, 호모루덴스적으로 살아가기에 딱 알맞은 계절이기도 하니까요. 강의라기보다는 작은 영화콘서트입니다. '유지나'라는 재미있는 사람과 즐기는 기분으로 ‘자유로운 인생 살기’시간을 함께 열겠습니다.”

“미국영화의 지성을 대표하는 마틴 스콜세지입니다.” 뉴욕 비콘 극장에서의 공연실황을 담은 라이브 다큐 ‘Shine a Light'가 흐른다. 1943년생 믹재거의 20대 얼굴이 겹치면서 67세 믹재거의 열정으로 시작한다.

“최고의 영화고수와 음악고수가 만나 즉흥연주를 합니다. 카메라 16대로 완벽한 영화를 만들려는 감독과 오프닝 곡조차 알려주지 않는 믹재거를 보세요. 낼 모레 70세인 남자의 저 불량스러움을 보십시오. 인생은 좀 불량스럽게 살아줘야합니다.”

록 음악으로 장내는 시끄러워지고 관객들은 환호한다. "너무 멋있지요? 육십 대 후반 오빠 중에 최고입니다. 홍대 앞 클럽에서 춤추는 애들은 이십대지만, 여기서 흔드는 사람들은 오ㆍ육십 대입니다.” 유 교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평생 춤추며 살거야’하는 저 열기! 아~ 사는 것 같아요. 근육이 좀 처지면 어떻습니까? 처진 근육, 자연스러운 주름살… 아름답지 않나요?”

영화의 끝 장면에서 멤버들은 땀범벅이 된 손을 꼭 잡고 인사한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한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40년 세월을 함께 보낸 끈끈한 동지애. 혈연과 가족을 뛰어넘어 같은 기질로 살아온 인생의 도반이랄까요.” 놀이와 일이 일치하는 '호모루덴스'적인 삶을 산 뮤지션의 다큐를 보며 청중들도 서서히 유 교수의 강연에 빠져 들어간다.




삶의 깊이를 담은 탱고

이번에는‘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다. 무대는 아르헨티나. 탱고 뮤지션 23명이 70대에 다시 모여 연주회를 여는 과정을 담은 탱고 다큐멘터리다. “반도네온 소리가 심금을 울리지 않나요? 탱고는 그들의 삶이자 종교고 일상이며 공기입니다. 세계문화의 다양성에 딱 맞는 음악이고요. 이분들은 나이 들어서 자신의 영혼인 탱고를 다시 연주하기 위해 모였어요. 반도네온에는 인디오들의 슬픔이 담겨있죠. 일상에서는 평범한 노인인 분들이 탱고로 모여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주죠.”

작곡가이자 지휘자가 음을 다듬는다. 반도네온을 전면에 내세우고 반도네온 최고의 스타가 ‘라 쿰바르시아타’를 연주한다. “지인 중 한 분이 인생이 지루하다고 탱고를 배웠어요. 그 후로는 탱고로 인생을 돌파하고 있어요. 나이든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춤으로 보이죠? 잃었던 삶의 향기를 일깨워 주는 음악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춤은 외롭거나 공허할 때 추는 것이 아니라, 공기 같은 일상입니다. 늙어가는 한 사람으로 묻혀 있다가 생의 마지막에 타오르는 거죠. 예술과 접속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오르가즘 아닐까요?”

화면에서는 사람들이 탱고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춤과 더불어 음악에도 영혼이 묻어난다. “우리 사회는 호주제, 간통죄를 유지하고 장유유서를 내세우면서도 모두들 젊어 보이려하지만, 저 화면을 보세요.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반도네온 연주자가 지닌 우수와 비장미는 노련함에서 나옵니다. 노련함은 나이가 들어서야 나옵니다. 남미 언니들 한번 보세요. 고수가 여기 있습니다. 70세가 넘었습니다. 달콤 쌉쌀한 저 맛. 50만 원짜리 와인보다 맛있는 영혼의 와인을 마셔야합니다.”

70세의 인생을 담은 탱고음악이 흐른다. 유 교수는 삶의 깊이를 노래한 가수, 메르세데즈 소사를 이야기한다. 독재정권에 항거한 죄목으로 추방되어 갖가지 인생여정을 걷다가 나이 들어 귀국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라시아스 아라비다(삶에 감사하며)’를 불러 관객을 울렸던, 남미를 대표하던 그 가수다.




유지나 교수는 한국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나이가 노년이라며 인생은 60부터라고 말한다. ⓒ희망제작소
Forever Young

놀이하듯 재밌게 사는 것은 예술 전문가만 가능할까? 일반인이 호모루덴스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로큰롤인생(Young at Heart)이 이어졌다. 예술은 인간마음이 변하게 한다. 80세 이상 노인들로 이뤄진 록 코러스밴드 ‘Young at Heart’ 이야기다. 유 교수가 도발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희망제작소에서 이런 거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점잖다’는 젊지 않다는 거죠. 점잖은 것을 버려야 인간은 해방되거든요. 클래식과 오페라를 즐겨들으며 평범하게, 어쩌면 좀 지루하게 사는 점잖은 사람들에게 합창단장은 록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그들 삶이 바뀝니다.”

James Brown의 ‘I feel good'을 한 소절씩 부르는 장면. 청중들은 폭소를 터뜨린다. 리더인 밥 실먼은 할머니들을 'girls'라 부른다. 80세가 넘었어도 귀엽고 소녀다운 표정은 ‘girl'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 않는가.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그들은 가사를 손바닥에 써서 연습한다. 밥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으로도 연습에 참여하지만, 공연 전 날 세상을 뜬다. 단원들은 오랜 친구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공연장소인 교도소로 향한다. 수감자들은 첫 곡을 들으면서 표정이 변한다. 단원들이 밥에게 바치는 노래는 '존 바에즈'와 '밥딜런'이 기타 치면서 부른 'Forever Young'.

♪May God bless and keep you always, May your wishes all come true, May you always do for others and let others do for you.~~ May you stay forever young Forever young forever young♬

“도덕이나 윤리로는 사람마음을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예술로는 사람마음이 변합니다. 여기 죄수들의 표정을 보십시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노래로 삶의 의지를 추스릅니다.”

유 교수는 음악을 곁들인 시로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에디뜨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난 아무 후회 없어)’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사무엘 울만의 ‘청춘’을 읊는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 나이가 든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렸을 때 늙는 것이다. 영감이 끊어지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파묻히고 비탄이란 얼음에 갇힌 사람은 비록 20세여도 늙은이와 다름없다. 그러나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80세여도 영원한 청춘이다.’ 그러고 보니, 강연장은 희망을 일구어 나갈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강연장은 '행설아'수료생들과 일반인 80여명으로 꽉 들어찼다. ⓒ희망제작소
삶은 놀이가 되어야

“'호모루덴스'는 인간에게 가장 맞는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삶이 놀이가 되어야지 업보, 책임, 의무가 되면 문제지요. 놀이는 곧 자기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인간은 노동시간외에도 휴식과 놀이시간이 있습니다. 인권에 대응하는 문화향유권이지요. 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호모루덴스'는 자기해방을 도와주는 유형입니다. 사회에서의 출세, 가족부양의 의무감에서 이제는 해방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제2의 인생을 사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나’입니다. '나'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국인들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지 않아요. ‘나’는 사회적 신분, 아들, 아버지를 나타내는 게 아니죠. 남의 가치관, 세상의 가치관이 내 가치관은 아닙니다.

애국자, 착한 아들, 착한 딸, 점잖은 사람 등 한국사회가 씌우는 굴레를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더 행복하고 더 공익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행복은 각자가 타고난 재능을 펼치고 사는 데 있으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나에게 맞는 유형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영화처럼 놀면서 즐거움을 찾은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몸도 움직여보고, 악기도 다뤄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그림도 그려보지만 아직도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먼저 ’일‘이라는 관점을 바꾸어보자. 일을 즐겁게…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해도 그 과정이 즐거우면 되지 않을까’하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오늘 강연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영화부터 보아야겠다. 또 다른 내일이 나를 기다릴 테니까.




2009 행복설계포럼

1. 유지나 <시니어를 위한 유지나의 '시네토크'>...1월22일(목)
2. 서명숙 <느리게 걷기의 미학>...2월26일(목)
3. 최준식 <당하는 죽음 아닌 맞이하는 죽음들>...3월17일(화)

☞ 강좌당 1만원, 행복설계 아카데미 수강자 무료
☞ 문의: 010-6482-3553 / ydkim1064@hanmail.net
 
 
담당연구원: 정인숙 해피리포터 / insuk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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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EHOPE

2009/01/30 18:22 2009/01/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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