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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제주도로 떠난 디지털 유목민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출간기념회 개최
- 가치있는 기업 daum과 아름다운 섬 jeju가 만났을 때 -



∘일 시 : 2009년 7월 10일(금), 오후 5시
∘장 소 : 평창동주민센터 4층 대강당





1. 희망제작소에서 ‘아주 특별한 도전’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는 실험을 진행 중인 인터넷기업 daum의 이야기다. 다음은 왜 제주도로 떠났을까?

2. 희망제작소(이사장 : 김창국, 상임이사 : 박원순)는 내일(10일, 금) 저녁 5시 평창동주민센터 4층 대강당에서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출간기념회를 개최한다.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은 지역에서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치는 인터넷 기업과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지역사회의 환상적인 만남을 제시하고 있다.

3.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1000만 명이 서울에, 거의 절반이 서울과 경기권에 몰려 살고 있으며, 전국민이 ‘서울! 서울! 서울!’을 외치는 이 때에, daum의 제주행은 우리사회에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4. 민간독립싱크탱크 희망제작소는 ‘지역이 희망이다’라는 모토 아래, 마을과 지역 공동체의 커뮤니티비즈니스 사례를 연구하고 지역에 기반을 둔 소기업을 지원해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미리 녹화된 출간기념 축사에서 "이 책이 지역과 기업이 상생을 이루는 의미 있는 사례를 보여줘서, 우리사회 지역발전의 모티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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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올

2009/07/09 15:47 2009/07/09 15:47

제주도로 간 인터넷 기업 daum의 이야기,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이 출간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 기획하고 희망제작소 김수종 전문위원이 집필하여 시대의창에서 펴냈습니다.
이 책을 보면 daum이 제주도로 간 이유와 다음 사원들의 변화된 일상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창업자부터 갓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제주도청의 기업유치 담당자로부터 다음의 제주프로젝트 관계자까지, 제주도 근무를 얼씨구나 좋아하는 사원에서부터 제주도 근무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원까지, 결혼해서 신혼 재미가 쏠쏠한 사원에서 결혼하지 못해 안달하는 사원까지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다음 사옥을 설계한 건축가들도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 " 
- 저자의 말

이 책은  '아고라'와 '블로거뉴스'를 탄생시킨 제주도 daum사무실은 어떤 꼴일까,  궁금해할 많은 일반독자들에게도 쉽고 재미있게 읽힐 만한 책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발전을 고민하는 리더들에게도 영감을 줄 만한 책입니다.
 
하이테크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대학과 협력할 것인지, 섬에서도 세계를 무대로 상상할 수 있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지역사회는 기업을 유치하며 어떤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지역발전을 실현해 갈 수 있는지, 이 책은 '서울 밖'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의 단초를 제공할 것입니다 .
 
제주도로 간 daum처럼, 시민사회기반의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도 출판기념회를 평창동주민센터(희망제작소가 자리한 동네의 동사무소)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부디 시민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과 지역사회와 단체들을 응원해주시고 책도 많이 구입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의 : 희망제작소 콘텐츠센터 정송정아 연구원 (02-2031-2184 / biol@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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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2 17:49 2009/07/02 17:49

김정일 이명박 오바마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전직 외교관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정부의 남북관계 운용이 전략적 측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남북합의를 무효화한 북한 조평통의 성명 발표와 그 전후 맥락에 대해 얘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지 며칠 안됐고 남북관계는 냉각된 상태라 상당히 경각심을 갖고 북한의 행동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조평통 성명서가 발표된 후 우리 사회 분위기가 북한 언행에 경계심을 갖는 것 같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제위기가 워낙 심해 북한문제가 뉴스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는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조평통 성명서 전문을 받아 읽어보았다. 내용도 강경하지만 단어 구사가 험악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리명박패당’ 또는 ‘리명박역도’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썼다.
대남 협상의 공식창구가 될 새 통일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비난도 극단적이다.

“비핵 개방 3000을 철회하기는커녕 그 대결 각본을 고안해낸 악질분자를 ‘통일부’의 수장 자리에까지 올려 앉힌 것은 우리와 끝까지 엇서나가겠다는 것을 세계면전에 선언한 것이다.”
결코 자리를 같이 할 카운터파트로 인정하지 않을 태세이자, 그 지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다.


북한핵 받아들일 수 없는 미국


성명서에서 정말 자극적인 것은 무력충돌의 가능성을 암암리에 내비치는 표현이다. “이제 북남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되었다.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은 극단에 이르러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게 될 전쟁 접경으로까지 왔다.” 상식적 언어감각으로 보면, 뭔가 벌어질 듯싶다. 그냥 으름장만으로 끝날 성명서를 이렇게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평통 논평이 실린 2009년 2월1일 노동신문.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특별한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은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들이 초반에 북한의 행동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쪽으로 해석한 탓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군에서 군사적 이상 징후가 없다는 논평을 흘리거나 전문가들이 ‘조평통의 성명이 아니라 김정일의 말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해석하면서 국민의 경각심도 무뎌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동원해서 남북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그들 나름의 의도와 수순이 있을 것이다. 뭔가 몸부림치며 타개해야 할 답답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반증일 수 있다.

상상력을 동원해보면 북한 김정일 정권도 꽉 막혀 있는 셈이다. 남북관계의 교착으로 비료와 식량공급 등 경제문제는 심각하고, 오바마 정권의 등장으로 북미 관계는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정권의 경직성과 핵포기 불가능이라는 숙명을 안고 있는 한 미국의 새 정부가 대화모드로 전환한다고 해도 북한 정권 수뇌부의 머리가 편할 리가 없을 것이다.

1993년 북핵 위기의 와중에서 김일성이 사망하고 정권을 물려받은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대통령을 상대하여 때로는 벼랑끝 전술로, 때로는 협상으로 15년 간에 걸쳐 위기를 돌파해왔다. 특히 부시 집권 8년 동안 북핵문제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결국 아무 것도 내주지 않고 부시 정권을 퇴진하게 하는 데 이르렀다. 그리고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얻었다. 국제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이제 오바마 정권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싶지만 오바마는 그걸 인정해줄 수 없다. 미국은 세계전략상 북한핵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변함이 없고 부시든 오바마든 다름이 없다. 이제 김 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은 게임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가 집권했기 때문에 북미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는 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인 해결은 북한의 핵 포기 의도에 달려 있고 북한의 핵 포기는 최후의 선택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바마 정부가 부시 정부보다는 대화모드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에 시작은 부드러울 수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 중요한 시기


오바마 정부의 북핵 해결 기조는 아직 조율 중이다. 북한에게 힐러리 국무장관은 라이스 장관보다 쉬운 파트너일까.
북미 핵협상은 무역협상이 아니라 안보협상이다. 완충이 별로 없다. 실패가 선언되면 군사적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이 “그래, 졌다”며 손을 털고 돌아갈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3년 클린턴 정부가 영변폭격을 계획했던 위기가 이런 상황을 말해준다.

반대로 협상이 성공하면 북미관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질서가 크게 변한다. 냉각된 남북한 관계와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출범으로 한반도 상황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내가 만난 전직 외교관의 말대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수 있는 게 우리의 지정학적 위상”이다. 남북관계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지 모른다.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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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8:34 2009/02/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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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과외 없이 잘하는데


“일제고사도 없다. 과외도 없다. 물론 방과 후 가야할 학원도 없다. 능력별 학급편성도 없다. 모든 학생에게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포츠나 예술에 취미를 가진 학생을 위한 특별한 학교는 있지만 학문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위한 특별한 수업을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특수학교도 없다.”

세상에 이런 학교가 있을까? 있다. 바로 핀란드의 종합학교가 그렇다. 핀란드 어린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9년짜리 종합학교에서는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해당하는 교육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한다.

이렇게 교육하면 성적이 엉망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핀란드는 2006년 실시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1위를 했다. PISA는 OECD국가들이 주관하여 3년마다 15세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핀란드 PISA 테스트 책임연구원인 요우니 발리예르비 교수가 얼마 전 희망제작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밝힌 핀란드 교육의 실상은 듣는 이로 하여금 환상 속의 학교를 보게 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PISA테스트에서 서구 국가를 제치고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런 성적은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대입까지 이르는 학원과외로 국민적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후 얻은 상처뿐인 영광이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1위


인성과 적성교육이 무시된 과외열풍을 거쳐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창의력이 극도로 말라버린다. 세계 100대 대학에 우리나라 대학이 하나도 끼지 못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핀란드가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이런 교육적 성취도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핀란드는 이웃 선진국인 스웨덴과 독일의 사례를 통해 30년에 걸쳐 지금의 9년제 종합학교 교육시스템 개혁을 정착시켰다고 한다. 반면 핀란드의 교육제도에 대해 오히려 주변국가가 관심을 기울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9, 교육에서 희망찾기' 희망제작소 강연. 핀란드의 교육 전문가 요우니 교수가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까?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국가 규모가 다르며, 교육 문화가 다르다. 핀란드는 인구 500만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 10배인 5000만 명이다. 우리는 교육열과 경쟁이 고착화한 전통유교문화이고 핀란드는 사회민주주의 전통이 배어있는 북유럽형 복지국가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평등교육이냐 엘리트육성이냐를 놓고 벌이는 이념논쟁이 한국의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반면, 핀란드에서는 교육이 국민적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성과 적성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이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한국사회의 분열적 결함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의 사례는 여러모로 연구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 전 인터넷 포털기업 ‘다음’의 제주 이전 프로젝트를 취재했다. 현재 엔지니어와 미디어 인력 등 180명의 고급 두뇌가 제주에 살고 있으며 2022년까지 다음 직원의 절반이 제주에서 근무하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그런데 거의 30대인 다음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육문제다. 제주도에서 과연 그들의 자녀가 제대로 교육을 받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다음 직원들은 어떤 대안적 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제주도가 그 대안적 교육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정착시켰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음 직원 한 사람이 이런 경험담을 말했다. 서울서 제주로 전학한 딸이 하루는 “토요일 밤에 친구를 데려다 함께 자겠다”고 요구했다.
이 직원과 그의 아내는 처음에 혼비백산했다. 학교와 학원 외에 생각해볼 수 없었던 그들은 “딸이 큰일 낼지 모른다” 고 펄펄 뛰다가 자신이 어릴 때를 생각하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딸과 친구들은 토요일 밤 집에서 요란스럽게 떠들고 요리를 해먹고 놀았고, 어떤 토요일은 친구의 집에서 잤다.
유심히 관찰했더니 굉장히 수줍음을 타던 딸이 쾌활해지고 또 부모도 서먹해하는 동네사람에게 인사도 잘했다. 그런다고 공부하는 데 지장을 받는 것 같지도 않았다.


교육이 교육의 길을 정하도록


“딸의 행동에서 서울 학생들이 잃어버린 인성을 보았다”고 그 직원은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인성, 적성, 창의를 기르는 초중등 교육의 가능성을 살리는 파일러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절박하게 말했다.

발리예르비 교수의 말을 들으며 제주도가 하든 중앙정부가 나서든 대안적 교육제도를 만들고 이 실험을 잘 활용하여 교육개혁의 전기를 마련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발리예르비 교수가 강연중 던진 한 마디가 새롭다.
“경제가 교육의 길을 정해서는 안 되며 교육이 교육의 길을 정하게 해야 한다.” PISA테스트 1등 국가의 교육자가 한 말이다.


*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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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8:27 2009/01/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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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래형씨는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선행으로 꽤 알려진 사람이다. 30년을 근무한 직장에서 퇴직하면서 받게 된 국민연금 중 절반을 아름다운재단에 매월 기부하기 시작했다. 연금수령액 중 절반은 회사가 보조해준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게 옳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이렇게 기부하는 삶의 보람을 깨닫게 돼서 지금은 국민연금 수령액 전액을 내놓고 있다. 올해 예순 여섯인 그가 내놓은 기부금은 홀로 사는 노인을 돕는 데 전액 쓰인다. 얼마 전 송씨의 주름진 얼굴에 피어오른 미소를 본 적이 있는데, 그의 여유로운 미소를 보면서 랄프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란 시를 떠올렸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숨쉬기 편해지게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사전에 나온 기부의 뜻은 ‘공익 또는 자선사업을 도우려고 재물을 내놓는 행위’이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회적 기여


크든 작든 기부를 하는 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숨쉬기 편한 세상으로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적 기여도 찾기 어렵다.




'아름다운 기부'로 올해 해피시니어 어워드를 수상한 송래형씨.(사진 가운데)


연말이 되면서 ‘기부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린다. 어느 여자 배우의 익명 기부가 알려지면서 나도는 논쟁, 대통령의 재산기부 약속을 둘러싼 논란, 미국의 기부문화와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칭송, 우리나라 재력가들의 기부행태 등등.

이런 기부문화 논란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나라가 기부를 사회적 이슈로 거론하는 세상이 됐으니 이것도 선진국으로 가는 진통이 아닌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 남에게 베풀 것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는 잠재력이 있는 사회가 아닌가.

평범한 사람이든 재력가든 재물을 아끼는 것은 인간적 본능에 가깝다. 재물과 관련해서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의 정치 사상가 리콜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 쓴 구절이 강렬히 인상에 남는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잊는 경우가 있지만,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빼앗아간 자는 용서해줄 수가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마키아벨리즘을 대변하는 말 같이 들린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해 재산문제에 얽힌 송사나 스캔들을 보고 있노라면 군주론의 이 구절은 인간성의 한 측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고로 인간에게 재산이 어떤 존재인지를 웅변하는 말이다.

이런 속성을 가진 재물을 내놓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죽으면 유산이 영구차를 따라올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집착하나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죽는 날까지 재물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부나 자선을 말할 때 흔히 존 록펠러의 일화를 많이 인용한다. 록펠러는 55세에 불치병으로 오래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최후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에 씌어 있는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구절이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 때 병원 로비에서 여인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중병에 걸린 어린 딸을 입원시켜 달라는 어머니의 호소였다. 록펠러는 자기 비서를 시켜 누가 돈을 냈는지 모르게 병원비를 지불해줬다.

록펠러는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한 모습을 보았을 때의 감회를 자서전에서 술회했다.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다.”
이후 록펠러는 재단을 만들어 공익사업과 자선사업을 펼치며 나눔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

당시 기업윤리 측면에서 보면 석유재벌로서 록펠러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의 스탠다드 오일은 정유소를 지은 게 아니라 무자비한 자본의 논리로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부를 축적했다.


기부문화 확산, 불안 녹일 훈풍


그러나 그의 인생 후반기는 그렇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그의 회고대로 마음의 행복을 얻을 수 있었고, 미국 부자들의 활발한 기부문화를 키우는 데 초석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록펠러 재단의 기부 전통이 있었기에 ‘창조적 자본주의’를 외치며 기부문화의 국제화를 실천하는 ‘빌&메린다 게이츠 재단’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가 전환기적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신뢰와 희망을 주는 훈훈한 바람이다. 기부문화의 확산이야말로 불안을 녹일 훈풍이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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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4 00:00 200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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