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지하철인데도 9호선에 들어서니 바닥, 벽 모두 반짝이는 게 다른 세상 같다. 대합실로 내려가니 뉴스에서 봤던 아치형구조가 나온다. 대합실이라기보다 큰 건물 로비 같다. 높은 천정 바로 위로 3호선이 다닌다는데 울림이나 덜컹거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지하철이 다니는 동안 공사를 해 또 다른 지하철을 만든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시승식에 온 이들을 둘러보니 대부분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 혹은 카메라로 이곳저곳을 촬영하는 이들이다. 아하, 지하철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도심 속 놀이, 문화공간도 될 수 있나보다.
시승을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오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기대감에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의 말이 쏙 들어왔다. ‘지하철이 그냥 지하철이지 별 것 있어?’ 그렇다. 지하철은 지하철, 고개를 끄덕였지만 조금씩 보이는 승강장은 유럽의 지하철역 같은 느낌이 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회색빛깔 벽에 쓰인 역명! 역명판이나 환승띠 등 덧붙여진 것 없이 심플하다. 주변안내지도도 보인다. 큼지막한 위성사진으로 역 주변의 실제모습을 파악할 수 있게 한 대신 연결버스노선, 주변건물명 등의 문자설명은 생략됐다. 새 지하철다운 정보의 이미지화이긴 했지만 디자인의 심플함이 정보들을 삼켜버린 것은 아닐까?
열차가 도착해 스크린도어 문이 열렸다. 급행열차를 이용한 시승은 고속터미널-당산-고속터미널의 코스로 진행됐다. 내부시설이 가장 궁금해 열차에 오르자마자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9호선 지하철은 연결통로문이 없어지고 옆 칸이 다 보일정도로 넓게 트여 개방적인 분위기이다. 승강장에서 열차 밖 안내도에 없는 정보들이 궁금했는데, 출입문 위마다 LCD 정보안내기가 있다. 도착역, 해당 역 주변의 주요 장소, 내리는 문 등 좌석에 편히 앉아서도 정차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새로 발견한 놀이터마냥 뛰어다니던 한 아이가 낮은 손잡이를 잡았다. 일행들과 함께 좌석에 앉았는데 어깨가 부딪칠까봐 움츠리지 않았다. 10cm의 높이, 2cm의 넓이 차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만 같다. 지하철은 지하철일 뿐이지만 어쩔 수 없이 타는 지하철과 오래 타도 불편하지 않은 지하철은 분명 다르다.
by 희망제작소 황가혜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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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경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