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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와 사회적자본

2014/09/26 18:46 | view 84
경주마와 사회적자본


김선재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


오래된 소매업 매장 이야기입니다.
철물류와 가정용품을 취급하는 이곳 이름은 ‘잭슨’사(社). 어느 날 잭슨 사(社) 주변 지역에 대규모 체인점이 입점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값 싸고 다양한 제품이 구비된 체인점의 희생양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고투 끝에 회사는 문을 닫고,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며 일하던 종업원들의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뒤이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됩니다. 대규모 체인점이 입점하고 잭슨 사의 매출은오히려 증가합니다. 대규모 전국 체인점이 지배하는 철물, 가정용품 시장에서 잭슨사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규모 체인점이 들어서고 제품을 사려고 했던 고객이 실망을 하고 발길을 돌리다가 잭슨 사에 들리고는 단골 고객이 된 것입니다. 잭슨 사의 종업원은 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제품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고객을 대했습니다. 종업원들은 제품들을 비교해줬고, 본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는 고객은 이곳에서 답을 얻어갔습니다. 혹시나 모르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동료직원에게 무전을 해서라도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고객은 항상 만족하며 돌아갔습니다. 잭슨사가 남다를 수 있었던 원인은 직원 모두가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조직문화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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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문화는 구성원을 조직의 목표에 맞게 정렬시켜 성과를 내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조직문화가 화두가 된 이유에는 잘 알려진 이유 외에도 다음 두가지 정도의 이유가 더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앞서 예로 든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가치가 발현되는 조직 문화가 그 자체로 사회적 경제 조직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토록 중요한 조직문화가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는 다르 게 구축되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사회과학에서 가장 확고한 발견이지만 가장 잘 무시되는 사실,
 “당근과 채찍은 사람을 경주마로 만들 뿐이다.”


역사에 걸쳐 발견되는 다양한 국가 통치 철학의 차이는 국가를 이루는 인간에 대한 관점에서 비롯됩니다. 조직의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경영 활동에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에 대해서 문제를 삼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한 실험을 소개합니다. 실험자는 피실험자에게 양초와 압정 1갑을 주면서, “초을 벽에 붙이되 촛농이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합니다. 사람들은 초를 녹여 벽에 붙이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나 실패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사람들은 답을 찾는데, 압정 상자를 벽에 붙이고 그 위에 초를 놓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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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문제는 압정 상자의 기능을 전혀 다른 것으로 생각해야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 학자가 이 실험에 ‘보상’을 결합합니다. 남들에 비해 빨리 푸는 사람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기로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평균 3.5분이 ‘더’ 걸렸습니다. 날카롭게 생각해야 하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 ‘보상’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보상이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업무가 단순한 공식과 명확한 목표로 이뤄져있을 때입니다. 다니엘 핑크는 사회과학에서 가장 확고한 발견이지만, 경영에서 가장 잘 무시하는 것이 ‘당근과 채찍’에 대한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당근과 채찍’은 사람을 경주마와 같이 만들어 주변을 보고 사고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경영 현장에서 많은 경우 사람에 ‘기술적’으로 접근한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경영 환경이 점차 복잡해짐에 따라 창의성과 날카로운 사고를 요하기 때문에, 더이상 20세기 작업에나 어울리는 ‘기술적’인 방식으로는 사람을 움직이고 성과를 내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입니다. 대부분 작은 규모로 운영되어 각 구성원의 역할이 중요하고, 나아가 개인 업무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기업에게도 적용되는 결론입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지구적인 문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기후변화, 공해, 자원고갈, 빈곤, 인구과밀과 같은 문제는 날로 압박을 더해갑니다. 이에 대해 <초협력자>의 저자 마틴노왁은 “가장 중요한 쟁점-인류의 생존을 담보하는 것-은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방식이 필요한데, 특별히 인간에게 있는 창조적인 힘을 활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창조적 힘은 ‘협력’입니다

갈수록 치열한 환경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것은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틴 노왁의 제안은 경영에서도 적용이 되는 것일까요?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스티븐 M.R. 코비는 아마도 그렇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는 10년간 포천 500대 기업의 리더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며 쌓은 방대한 자료와 자신의 경험을 분석한 결과, 초고속 성장의 원동력을 ‘신뢰’라고 규정했습니다. 낮은 신뢰는 모든 결정과 소통을 지체시키는 반면, 신뢰는 반대로 그를 촉진하여 협력을 이끌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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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이후 미국의 항공 절차와 시스템은 엄격해졌습니다. 보다 안전해지긴 했지만 이제 여행을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게 됐습니다. 예전에 30분 걸리던 보안 검색은 1시간 30분, 경우에 따라서는 3시간까지 늘어났습니다. 검사 과정이 늘어나면서 비행기 표에는 신설된 9.11 보안세가 포함됩니다. 신뢰가 내려가면서 속도는 점차 느려지고 비용은 올라갔습니다. 이에 대해 존 O. 휘트니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불신은 거래비용을 두 배로 만든다”라고 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실현하기 적절한 방식이면서 동시에 요구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사회적자본이 통용되는 공동체로서의 조직

게임이론은 인간의 협력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매번의 거래에서 각 개인은 협력과 배신을 결정할 수 있는데, 거래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먼저 배신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사회 규모가 커지면서 소위 말하는 ‘다시 보지 않을 관계’가 늘어나고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그렇게 보면 요즘 주목받는 공유경제는 지속가능할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반복적인 거래를 하지 않고서야 상대가 신뢰할 만한 대상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협력적 소비’를 소개한 레이첼 보츠먼은 사회관계망이 공유경제를 가능하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개별적인 접촉이나 거래는 반복해서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덕분에 상대방의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점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한 것처럼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만들 경우, 협력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비록 조직 내의 협력 관계나 조직 구성원이 계속 변동하고 개인간의 신뢰관계는 쌓이기 어렵지만, 조직 차원의 확대된 관계망을 구축하여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조직문화는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의 조직문화는 사회적 자본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영과 기업문화

오는 10월 22일부터 23일 양일간 한겨레 경제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아시아 미래포럼이 “사람이 행복한 경제를 상상하라. 사람 중심 경제 : 기업과 사회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람 중심 경영과 기업문화” 세션은 사회적경제 조직의 조직문화에 대해 다룹니다.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의 조직 문화는 어떤 것이어야 하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논의합니다. 4명의 발제자가 다양한 측면에서 발제하고 4그룹으로 나눠 청중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조직 문화를 위한 로드맵을 그려봅니다.

정상훈 사회혁신공간 There 상임이사는 사회적 기업의 혁신 전략으로서 ‘사람과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이 동원되는데, 중요한 것은 기업의 특성에 맞는 혁신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사회적 기업의 혁신 전략은 경쟁 우위 전략이나 시스템 기반의 전략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문화에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에 대한 기여를 고민하고, 개인을 존중하며 이웃과 공동체를 아끼는 사회적 기업의 조직문화가 작동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짚어봅니다.

변형석 트래블러스맵 대표와 송인창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이사장은 각각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서의 조직문화의 특성이 무엇이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이야기합니다. 변형석 대표는 사람의 성장을 장려하고 조직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시도한 여러 실험과 결과에 대해 소개합니다. 송인창 이사장은 견실한 주식회사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경험을 바탕으로 협동조합의 가치가 무엇인지, 성장 단계에 따라 조직 문화는 어때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특히 생존을 위해 달려온 오랜 시간동안 겪은 성장통과 그 때 작동한 조직문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도 함께 전합니다.



[제 5회 아시아 미래포럼]

사람이 행복한 경제를 상상하다.
사람중심 경제 : 기업과 사회의 협력


- 일시 : 2014년 10월 22일(수)~ 10월 23일(목)
- 장소 : 밀레니엄 서울 힐튼
- 관련기사: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52331.html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54161.html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654197.html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54565.html
- 홈페이지:
http://www.asiafutureforum.org/2014/kor/ma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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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경제주체 사이의 연대, 협력을 통해
이윤과 경쟁 중심에서 호혜와 우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적 경제 생태계(Social Economy Ecosystem)'를 만들어갑니다.
2014/09/26 18:46 2014/09/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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