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두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구두를 고치는 것은 예술입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사거리 기업은행 성수2가 지점 옆 조그마한 구두 수선점.
그곳이 희망제작소 희망씨 이창식(52)씨의 일터다.
여느 구두 수선점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지만 좁은 가게 한 켠에 눈에 띄는 사진이 하나 있다. 지난 2006년 박원순 상임이사의 막사이사이 상 수상 기념사진이다. 그 속에 이창식씨가 함께 있다. ‘아름다운재단’ 창립멤버들과 함께.
“당시 참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어머님이, 그럴수록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TV에서 ‘1%나눔 운동’을 하시는 상임이사님을 보고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왔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나눔의 지혜를 알려주신 어머니의 가르침 덕에 약 10여 년을 아름다운재단에 이어 희망제작소와 인연을 맺고 있다.

“몇 해전 폐결핵을 앓았습니다. 26년을 길가에서 일하다 보니 얻게 된 병이죠.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 하지 않았습니다. 기부가 주는 즐거움 때문이었지요. 한 때는 저도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다 나눔의 기적을 알게 된 것이죠. 그로 인해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은 물론 흐트러져있던 삶도 정리가 되더군요…”
좁은 가게 안에 유난히 큰 돼지저금통이 하나가 놓여있다. 고객들이 넣어주는 동전을 모아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 쓰기 위한 것이란다. 그럼에도 이웃을 더 많이 돕지 못하고 희망제작소를 더 많이 알리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한다.
“재산을 모아야 얼마나 모으겠습니까? 할 수 있다면 고향(영월)에 내려가 몸이 불편한 분들과 살아갈 작은 농장 하나 만드는 게 소망입니다.” 그 말에, 준비가 된 게 좀 있으신 것 같은 데요?, 라고 물었더니 살짝 미소만 짓는다.
희망제작소에 한 말씀 하시라는 질문에 대뜸 ‘투명성’을 말씀하신다. 그 투명성 때문에 박 상임이사님을 따랐고 희망제작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감사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지는 말이다.
짧은 인터뷰 중에도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한 여성이 수선을 맡기며 알아서 해달라고만 하고 가버린다. 단골인듯하다.
“구두를 만드는 거야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는 기술이지만, 고치는 것은 매번 경우가 다른 창조지요. 비록 알아주는 직업은 아니지만 이 일로 가족을 돌보고 또 작은 나눔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하신다. 그제서야 그 손님이 왜 두말 없이 구두만 놓고 갔는지 알 것 같았다.
달인은 TV뿐 아니라 도처에 있다. 우리동네 골목에, 시장통에도. 구두를 닦거나 야채를 팔거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면서. 직업의 달인은 물론 인생을 행복하게 가꿀 줄 아는 삶의 달인으로서.

[글_ 서정호 / 민들레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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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희망지킴이




